청주 우울증母 아들 살해 시인

▲ 청주에서 발생한 6살 남아 살해의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어머니 양모(34)씨가 도주 닷새 만인 25일 자수의사를 밝히며 경찰에 검거된 가운데 청원경찰서로 이송된 용의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주에서 발생한 6살 남자 어린이 살인사건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원망이 빚어낸 가정불화 참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25일 자신의 6살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양모(34)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19일 오후 자신이 살던 청주시 사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들 A(6)군을 이불로 덮은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전날 부부싸움 과정에서 아들을 상대로 막말을 한 남편(32)이 원망스러워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같이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이날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에서 청주로 압송된 후 취재진을 향해 "(남편이)아이와 둘이 나가 살라고 하더라. 자기(남편)는 아이를 평생 안 볼 수 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아니었다"고 울먹이면서 "남편에 대한 원망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A군은 숨진 지 이틀이 지난 21일 오후 11시25분께 남편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이불에 싸여 소파에 누운 상태였다.

집안 벽면 곳곳에서는 '너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등의 양씨가 남편을 향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 여러 개가 발견됐다.

양씨는 아들을 살해한 사실을 숨긴 채 남편에게 충남 대천 바다 여행을 제의하는 등 거짓 화해 제스춰를 보내기도 했다. 아들은 아는 사람에게 맡겼다며 남편을 안심시켰다.

숨진 A군이 발견된 당일 바닷가에 남편과 함께 있던 양씨는 "아들이 죽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갑자기 사라졌다. 이후 대전과 서울, 창원 등지의 모텔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주 과정에서 수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경찰에 자수할 당시 번개탄과 수면제, 칼 등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식을 살해했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도주 나흘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양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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