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땔감을 거두는 것만을 생각할 뿐 나무를 기를 계획은 전혀 세우고 있지 않고 있으니 “아홉 길 깊은 샘물은 파지 ‘않고/안고’ 소 발자욱에 고인 물만 기대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속담은 “앞날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그때그때만 때워 넘기려 한다.”라는 뜻으로 빗대는 말이다.

옛 풍광과 역사를 바라보는 단양팔경(4)

“하선암”은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로 1337에 위치하고 있다. 삼선구곡(三仙九曲)이라고 불리는 선암계곡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바위들이 있다. 그중 하선암은 단양팔경의 제6경으로 3단으로 이루어진 흰 바위가 넓게 마당을 내어주고 그 위에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덩그러니 앉아 있는 형상이 미륵 같다 하여 부처바위[佛岩]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에는 새색시의 발그레한 뺨처럼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아련한 물안개를,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쌓인 소나무 풍경을 끼고 있는 하선암을 화폭에 담기 위하여 조선시대 많은 화원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중선암”은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로 868-2에 위치하고 있다. 삼선구곡의 중심지이자 단양팔경의 제7경에 속하는 중선암은 태고 때부터 바람이 다듬고, 계곡이 씻어낸 하얀 바위들이 옥빛 계류와 선연한 대조를 이루는 경승지이다.

밝은 햇살이 계곡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하얀 바위들은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눈이 부시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반한 옛 선인들은 감흥을 가슴에 새기는 것도 모자라 바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깊게 새겨놓고 떠나기도 했다. 바위에 새겨진 이름만도 3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중선암을 향한 선인들의 열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단양, 영춘, 제천, 청풍 네 개의 군중에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이 가장 아름답다는 뜻의 ‘사군강산 삼선수석’이라는 글씨가 더욱 돋보인다.

“상선암”은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로 790에 위치한다. 단양팔경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8경 상선암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길옆으로 이어진 아치형 다리를 따라 그 풍경 안으로 들어가면 층층이 몸을 맞대고 있는 바위 아래로 계곡 물이 힘차게 휘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바위를 찰싹 찰싹 때리며 흘러가는 계곡의 맑은소리가 온 숲을 가득 채우고, 그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 멀리서 산새가 우짖는다.

상선암의 맑은 계곡물로 가슴에 먼지처럼 뽀얗게 앉은 고민과 걱정들을 말끔히 씻어본다.

한글 맞춤법 제40항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그러므로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 그러므로 ‘않고’로 써야 한다. 예를 들면, ‘아무렇다/아무렇고/아무렇지/아무렇든지, 어떻다/어떻고/어떻지/어떻든지, 이렇다/이렇고/이렇지/어렇든지, 저렇다/저렇고/저렇지/저렇든지’ 등이 있다.

              <제공: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황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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