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일/나라일’은 전례를 따르고 집안일은 선조를 따른다”는 말이 있으니, 비록 내 뜻대로 결정하여 이렇게 할 수 는 없으나, 사리로 보아서는 의당 이와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조선왕조실록(정조)≫

 

속담은 “나랏일이나 집안일은 앞서 지켰던 전범이나 조상들이 행했던 바를 따르리라.”라는 뜻이다.

정조(正祖)는 조선 제22대 왕(1752~1800)이다. 이름은 산(祘)이고, 자는 형운(亨運)이며, 호는 홍재(弘齋)이다. 시호는 문성무열성인장효왕(文成武烈聖仁莊孝王)이다. 탕평책을 써서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실학을 크게 발전시켜 조선 후기 문화의 황금시대를 이룩하였고, 재위 기간은 1776~1800년이다.

부처님의 법문이 머문 곳, 법주사(5)

‘신법천문도병풍’은 보물 제848호이며, 관상감의 안국빈(安國賓) 등 6명이 북경천문대 대장이었던 선교사 대진현(戴進賢, Kogler, I.)의 성표(星表, 기산점 1723년)를 사용, 한양에서는 볼 수 없는 남쪽 하늘의 별까지 포함하여 제작한 신법천문도가 그려져 있다. 1곡을 한 폭으로 보면 높이 183. 5㎝, 너비 56㎝로 8폭 전체의 길이가 451㎝나 되는 대형이다.

제1폭에는 신법천문도설(新法天文圖說)이라는 제자(題字) 옆에 당시의 천문학적 지식을 510자로 설명하고, 그 왼쪽에 해와 달, 그리고 천리경(千里鏡, 망원경)으로 본 5개의 행성의 모양을 위에서부터 토성, 목성, 화성, 금성, 수성의 순서로 크기와 색깔을 달리하여 그렸다.

제2, 3, 4폭을 합한 세 폭에 지름이 각각 165㎝, 162.7㎝, 161㎝ 되는 대, 중, 소의 원이 삼중으로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 원과 안쪽 원에는 조(條)와 간(間)이 각각 180개로 되어 있어서 모든 방위를 360등분하고 있다. 따라서 조와 간 사이는 1°에 해당된다.

제5, 6, 7폭의 세 폭은 위의 제2, 3, 4폭과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에서는 황도의 남극을 중심으로 남쪽 하늘의 별들을 수록하고 있다. 여기에도 적도가 그려져 있으나, 북쪽 하늘과는 달리 대원의 하단에서 위로 23.5° 되는 점과 대원의 좌우 양끝을 연결하는 반원으로 적도를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원의 좌우 양끝은 북쪽 하늘과는 반대로 왼쪽 끝이 춘분점, 오른쪽 끝이 추분점이 된다. 제8폭에는 천문도 제작에 참여한 6명의 관상감 관원들의 직위와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한글 맞춤법 제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1.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이다.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소리가 덧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첨가한다. 그러므로 ‘나랏일’로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도리깻열, 뒷윷, 두렛일, 뒷일, 뒷입맛, 베갯잇, 욧잇, 나뭇잎, 댓잎’ 등이 있다.

‘도리깻열’은 ‘도리깨채의 끝에 달려 곡식의 이삭을 후려치는 곧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의미한다. ‘뒷윷’은 ‘윷놀이에서, 윷판의 첫 밭으로부터 앞밭에 꺾이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 아홉째 밭’을 일컫는다. ‘윷놀이’는 윷 네 개의 단면이 반달 모양인 나무도막을 던져서 말을 움직여 노는 한국의 민속놀이이며, ‘사희(柶戱)’ 또는 ‘척사희(擲柶戱)’라고도 불린다. ‘윷’의 기원에 대해 성호 이익은 ‘고려의 유속’이라 했고, 육당 최남선은 ‘신라 시대 이전’이라 했으며, 단재 신채호는 ‘부여’에 그 기원을 두었으며, 더불어 말하기를 부여의 제가(諸加)인 마가(馬加, 말) 우가(牛加, 소) 저가(猪加, 돼지) 구가(狗加, 개)가 윷에 투영되어 각각 도, 개, 윷, 모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걸(양)은 의문으로 남겨두고 있으나 걸에 대해선 임금의 자리인 기내(畿內)의 신하에 대한 상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고조선의 정치제도였던 오가(五加: 마가, 우가, 양가, 구가, 저가)를 보면 양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자에 수놈의 양을 결이라고 하고, 큰 양을 갈(羯)이라고 하니 여기에서 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돼지, 개, 양, 소, 말이 대략 크기순이고 한 걸음의 크기순이기도 하니 끗수와도 연관이 지어진다. 부여의 관직 이름도 부여의 가축 이름에서 나왔는데 부여의 여섯 가축에는 양과 낙타도 포함되어 있다.

‘두렛일’은 ‘여러 사람이 두레를 짜서 함께 하는 농사일’을 뜻한다. ‘베갯잇’은 ‘베개의 겉을 덧씌워 시치는 헝겊’을 말한다. ‘욧잇’은 ‘요의 몸에 닿는 쪽에 시치는 흰 헝겊’을 의미한다.

<제공: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황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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