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전 세계가 들썩입니다.
대망의 축구제전.
다시 보는 붉은 악마 응원단. 
“대~한민국!”
국민적 에너지를 보냅시다―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아랍풍의 색다른 분위기가 넘치는 화려한 개막식. 중동(中東)에서 처음 열리는 대망의 카타르 FIFA 월드컵. 1930년 남미 우루과이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한지, 92년 만에 제22회 FIFA 월드컵이 막을 올린 카타르 월드컵은 전혀 색다른 분위기가 넘쳐났습니다. 이제 전 세계의 수억 명 축구 팬들은 12월 18일까지 열사(熱沙)의 나라 카타르에서 전해 오는 전 세계 축구 영웅들이 펼치는 숨 막히는 묘기에 환호성을 지를 것입니다.

이번 FIFA 월드컵 슬로건은 ‘놀라움을 기대하라’(Expect Amazing)입니다. 대회 첫 경기는 전체 32개 참가국 중 개최국인 카타르와 에콰도르사이에 펼쳐져 에콰도르가 2-0으로 승리함으로써 열전의 불을 댕겼습니다.

대회는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 까지 29일 동안 열립니다. 카타르 월드컵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개최하는 대회이자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아랍지역에서 개최되는 대회입니다. 카타르의 여름 낮 평균 기온은 섭씨 40도~50도에 육박하며, 바다와 가까워 습도 또한 높습니다.

그런 이유로 사상 최초로 11월 이후 겨울에 개막하는 월드컵이자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개막하는 최초의 FIFA 월드컵이기도 합니다.

FIFA월드컵의 역사는 1928년, 당시 FIFA 회장이던 쥘 리메가 국제적인 축구대회를 개최하자고 주장한데서 시작되었습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번째 FIFA월드컵이 개최되었을 때 출전한 나라는 단 13개국뿐이었습니다.

1라운드는 조별 리그로 진행하도록 각조 1위만 2라운드인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준결승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최국 우루과이는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9만 3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4-2로 꺾으며 첫 번째 FIFA 월드컵 우승국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68년 전인 1954년 6월17일 스위스 취리히 하드텀 스타디움에서 1만 8000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헝가리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가졌습니다. 결과는 9-0 참패. 동서양의 실력 차가 엄청난데다가 6・25전쟁으로 제대로 훈련도 못한 상태로 출전한 형편이니 경기 내용은 어른과 아이들의 대결이나 다름없었습니다. TV는 물론 라디오도 흔치 않은 때라서 이튿날 신문에서 그나마 소식을 알 정도였습니다. 상대편이 공격을 시작하면 우리 선수들은 볼을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연달아 골인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정도였습니다.

사흘 뒤 제네바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튀르키예(터키)와 맞섰는데 이 역시 0-7 대패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의 월드컵 역사는 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반일 감정을 업고 일본을 이기는 것으로 만족해왔습니다. 그런 대한민국이 2002년 드디어 한・일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고 당당히 4강에 오름으로써 비로소 한국 축구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 조별 예선에서 우리 한국과 대결할 나라는 첫 번째 ▷우루과이로 24일(목) 밤10시, 두 번째는 ▷가나로 28일(월) 밤10시, 세 번째는 ▷포르투갈로 12월 3일(토) 밤12시입니다.

92년 월드컵 역사상 중동에서 처음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랍풍의 신비함을 연출한 개막식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도하 NEWSIS
92년 월드컵 역사상 중동에서 처음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랍풍의 신비함을 연출한 개막식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도하 NEWSIS

우루과이는 남미 국가로 첫 번째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까지 한나라로 현재 세계랭킹은 13위. 두 번째 상대할 나라 아프리카의 가나는 랭킹 60위, 세 번째 대결할 나라는 유럽의 강호로 세계 제1의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팀입니다. 이들과 맞설 우리 한국은 29위입니다.

우리나라는 가나를 제물로 삼아 16강에 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제물로 삼고자 하는 가나는 17일 평가전에서 유럽의 강호 스위스를 2-0으로 이겨 만만치 안은 팀임을 보여 줬습니다. 포르투갈 또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4-0으로 이겼다는 소식이고 보면 만만한 팀은 없는 듯합니다.

2018년까지 대한민국 월드컵 통산 성적은34전 6승 9무 19패로 승점27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34득점 70실점을 기록해 득실차는 –36으로 –38을 기록 중인 멕시코에 이어 월드컵 출전국 중 두 번째로 많은 득실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2년 대회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강팀들을 연달아 격파하여 준결승 신화를 일궈냈고 16년 후인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는 전 대회 챔피언 독일을 격침시키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2018년까지 아시아 팀들 중에서 월드컵 최다 출전, 최다 승리, 최다 무승부, 최다 패배, 최다 득점, 최다 실점, 최고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개최된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에 1대0으로 이겼고 이탈리아와도 2대 1로 이겼습니다. 8강전에서는 스페인과 만나 0대0,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0대1로 패했습니다. 3위 결정전에서는 튀르키예에 2대3으로 패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월드컵하면 1966년 잉글랜드 대회 때 북한이 보여준 기적 같은 돌풍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럽의 축구명문 포르투갈을 만난 북한은 의외의 기세로 3-0이라는 스코어로 앞서다가 5-3으로 역전패한 해프닝을 연출했던 것입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은 전원이 100m를 11초대에 뛰는 준족들이었으며, 2년 여 동안 군부대에서 특수 훈련을 받아 전후반 90분을 뛰고도 남을 만큼의 체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은 첫 경기에서 소련에게 0대3으로 패했고 두 번 째 경기에서 칠레 전에서 1대1로 비겼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북한은 마지막 경기인 이탈리아 전에서는 전반 41분 ‘동양의 진주’ 박두익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려 1대0으로 승리, 월드컵 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이탈리아를 격침시킨 북한은 스타디움에 모인 1만 8000여 관중 앞에서 ‘김일성 수령 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쳐 관중들을 의아하게 했습니다. 1966년 7월 19일의 일.

북한은 브라질을 이긴 포르투갈과 대결, 23초만에 박승진이 선제골, 21분에 이동운 추가골, 1분 뒤 양성국이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는 ‘검은 표범’이라는 에우세비오가 있었습니다. 그는 전반 27분부터 후반 14분까지 32분 동안 혼자서 무려 4골을 넣어 4대3으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이 또한 믿기 어려운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후반 33분 다른 선수가 한골을 추가해 포르투갈이 5대3으로 역전승했습니다. 월드컵 역사상 이변 중의 이변을 연출한 아까운 경기였습니다.

그럼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State of Qatar)는 어떤 나라인가. 카타르는 중동・서아시아에 있는 입헌군주국이며 수도는 도하입니다.

1971년 9월 3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며 인구는 279만 5484명(139위), GDP 3,573억 달러(세계51위), 1인당 국민소득 13만8910달러로 세계4위의 부자 나라입니다. 대부분의 국토가 사막이며 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합니다. 카타르는 대학을 졸업한 국민에게는 국가에서 집을 무료로 빌려주고 빌린 집은 10년이 지나면 빌린 사람의 소유가 됩니다. 수도요금, 전기요금, 의료비, 교육비등은 완전 무료이고 심지어 소득세도 면제됩니다. 전체인구 288만 명 중 카타르 국적을 가진 인구는 27만 8000명뿐이고 나머지 250만 명이 외국인 노동자라고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날씨가 덥다는 참가국들의 불평이 이어지자 관중들의 스탠드에 에어컨을 설치할 정도이니 부자나라임에는 틀림없는 호화월드컵이 분명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의 우승 예상국으로 브라질을 꼽고있고 다음이 아르헨티나라고 합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겠지만 의외의 결과에 희비가 교차하는 경우도 있는지라 호기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전국이 다시 들썩일 것입니다. 2002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 응원단 ‘붉은 악마’는 이번에도 광화문에서 응원전을 펼칠 것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빨강 티셔츠를 입은 수만 명의 응원단이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던 20년 전의 그 감동어린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성적이 문제입니다. 꿈은 다시 이루어 질것인가. 국민적 에너지를 카타르로 보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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