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한밤중에 사이렌이 울리면
B29가 날아와 폭탄을 터뜨린다.
전쟁은 인간을 살육하는 악 중의 악, 
더군다나 핵무기임에랴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

1945년 8월 6일 새벽, 서태평양의 미국 자치령인 북마리아나 제도 티니언 섬의 미 공군기지에서 일명 에놀라 게이(Enola Gay)를 위시한 B-29 전폭기 3대가 어둠속에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이들 비행기편대는 세계 역사를 바꿔 놓을 중대한 사명을 띠고 6시간을 날아 길이 2531Km 떨어진 일본 혼슈(本州) 서남쪽 히로시마시(広島市) 상공에 다다랐습니다. 기상 상태는 좋았고 드디어 기장 폴 티베츠 대령의 작동에 의해 하나의 폭탄을 지상으로 투하했습니다. 길이 3m, 중량 4545kg, 코드명 ‘리틀 보이’(little boy),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었습니다.

원자폭탄 투하가 있기 한 시간 전 쯤 일본 조기 경보레이다는 본토 남쪽 부근에서 미국 비행편대가 오고 있는 것을 탐지하고 사이렌과 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울렸습니다. 그러나 에놀라 게이는 인류 최초의 핵폭탄인 리틀 보이를 떨어 뜨렸고 TNT 13킬로톤에 상응하는 폭발을 일으켰으며 반경 1.6킬로미터의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 11㎢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곳에 화재를 일으켰습니다. 이 한방으로 히로시마시는 69%의 건물들이 파괴됐으며 나머지31%의 건물들도 손상을 입었습니다. 히로시마 인구의 30%인 8만 명이 제 자리에서 즉사했으며 7만 여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폭발이 끝난 뒤 NHK라디오는 “사람, 동물, 모든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말 그대로 죽음 속에 그슬려 있습니다”라고 처절하게 방송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원폭 투하 당시 즉사한 사망자 말고도 화상과 관련 질병을 입은 환자들은 더욱 늘어나 1945년말 히로시마 사망자는 총 9만 명에서 16만 5000명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1950년까지 피폭으로 인한 암 등 장기 질환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 까지 합치면 약 20만 명에 달합니다. 이 중 재일동포 사망자도 3만 명에 달했습니다.

8월 9일 2차 나가사키 원폭 투하 6일 후인 8월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였으며, 9월 2일 항복문서에 서명함으로서 공식적으로 태평양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렸습니다.

핵무기는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상 또는 파괴하는 무기의 총칭입니다. 핵분열의 경우 원자 무기 또는 원자병기라고도 하는데 가장 작은 핵무기도 재래식 폭탄에 비해 월등한 폭발력을 가지며, 가장 큰 것은 도시 하나를 통째로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핵무기의 위력은 일반적으로 TNT수백 톤의 위력을 가졌다라든가, TNT 100만톤 이상의 폭발력을 가졌다 등 같은 규모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TNT폭탄의 무게로 나타냅니다.

핵무기는 전략, 전술적 측면에서 최우선 과제로 채택되어 개발되었고 발전되어왔습니다. 핵탄두의 경우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던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기준으로 하는데 그 폭발은 20Kt급이었습니다. 현재의 핵탄두는 핵분열 융합으로, 소련 SS-9가 단일 핵탄두로서는 최대 규모인 20~25Mt급인데, 이것은 기존 원폭과 비교할 때 무려 1,000~1,250배에 상당하는 위력을 가집니다. 오늘 날의 핵무기는 과거의것 보다는 많이 발전돼 히로시마의 것, 리틀 보이의 3000배의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인류 최초의핵폭탄 리틀 보이. 이 폭탄 한 알이 터져 수십만의 시민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 위키미디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인류 최초의핵폭탄 리틀 보이. 이 폭탄 한 알이 터져 수십만의 시민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 위키미디어

핵무기의 종류에는 핵분열을 이용한 것으로 원자폭탄이 있고,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폭탄이 있는데 이는 원자폭탄의 수백 배 이상의 파괴력을 지닙니다. 그 밖에 고속 중성자를 이용, 생물 살상에 쓰이는 중성자 폭탄이 있습니다.

전술핵은 위력이 킬로톤 이내인 전술무기입니다. 이는 매우 효율성, 경제성이 있는 전투 수단입니다. 재래식 대포로 발사할 수 있는 최초의 전술핵은 미국이 195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953년 5월 첫 발사 실험을 한 것이 시초입니다. 전략핵은 적의 영토 혹은 국가기반, 대도시를 파괴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핵무기로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등이 있습니다. 그밖에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도 있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르면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과 숫자는 미국 7,400개, 러시아 8,500개, 중국 200개, 프랑스 300개, 영국 225개 등 5개국입니다. 또 NPT 미가입 핵무기 보유국은 인도 110~200개, 파키스탄 100~130개, 이스라엘 80~300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NPT를 탈퇴한 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으로 20~60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여러 전문가들과 각 기구들이 조사한 결과이지만 최소 20개 이상은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국방연구원에 의하면 1메가톤급 핵폭탄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 상공에서 터질 경우, 폭발 지점으로부터 반경 7km이내의 모든 사람이 사망하고, 따라서 업무시간대 반경 3km내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300만 명이 전원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4년 10월 26일 미국의 국방위협감소국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 상공에서 100kt 규모의 핵탄두가 폭발하면 31만 명이 즉사하는 것을 포함해 총 63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핵폭발에 의한 1차 인명 피해는 현장에서 31만 679명이 즉사하고 핵폭풍과 열 복사선에 의해 23만 2183명이 중상을 입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방 연구원에서는 20Kt급 핵폭탄이 터질 경우에는 폭발지점으로부터 반경 1.2km의 모든 사람이 사망 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2003년 1월 10일 핵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핵무기금지조약(NPT) 탈퇴이후 꾸준히 핵 개발을 시도해 2016년1월 6일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에서는 북한이 10kt급 핵폭탄을 서울에 투하할 경우 최소 34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최소 18만 명의 사망자와 16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B-29 에놀라 게이 전략폭격기는 히로시마 폭격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퇴역, 워싱턴으로 옮겨져 현재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 중입니다. 지금 70~80대의 나이 든 우리 국민들 중에는 2차대전 말기 우리나라에 자주 나타났던 B-29 폭격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호칭에 익숙합니다.

지금 경상남도 합천에는 당시 히로시마·나가사키에 거주하다 죽음은 면했으나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재일동포 81명이 있습니다. 이미 고령이 된 이들은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77년째 힘든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틈새에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쏘아 대자 핵무기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핵무장이니, 뭐니 하는 심상찮은 얘기들을 쉽게 하면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서도 안 되지만 이 땅에서 핵전쟁이 일어 나서도 결코 안 됩니다. 정치인들은 심사숙고 없이 무책임한 발언으로 사회를 불안하게 하지 마십시오. 전쟁에 앞장서는 듯한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국민이 표를 찍어 준 것은 정치를 잘해서 평화를 지켜 달라는 것이지, 전쟁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구실로도 전쟁으로 국민이 떼죽음을 당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자칫 잘못,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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