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희

 

잔듸밧헤 어린풀삭이

북그리는얼골을 남모르게내노아

가만히웃더이다

저 크나큰봄을.

작은새의 고요한울음이

가는바람을 아로삭이고

가지로흘러 이내가슴에숨여들제/한울은맑고요 아지랑이는 ᄭᅳᆺ읍고요.

 

‘잔듸/잔디’는 ‘볏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5~10cm이며, 잎은 어긋나며 갸름하고 뾰족하다. 5월에 다갈색의 수상화가 총상(總狀) 화서로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영과(穎果)를 맺는다. 무덤, 언덕, 정원, 제방 따위에 심어서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사초(莎草)ㆍ초모(草茅)’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잔디<젼<두시-초>’이다.

‘풀삭/풀싹’은 ‘풀+싹’이다. ‘풀싹’은 ‘풀의 새싹’이며 ‘초아’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우리 집 정원에 풀싹이 자라나고 있다. 나날이 봄철은 짙어 가서 어느덧 양지에는 풀싹이 돋아나고 얼음이 풀린 달내강은 쪽물과 같이 푸른 물결이 봄바람에 굼실거린다.≪이기영, 신개지≫’ 등이 있다.

한글 맞춤법 제5항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 2.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된소리로 쓰는 예를 들면, ‘산뜻하다, 잔뜩, 살짝, 훨씬, 담뿍, 움찔, 몽땅, 엉뚱하다’ 등이 있다. 그러므로 ‘풀싹’으로 적어야 한다.

‘북그리는/부끄러운’의 ‘부끄럽다’는 ‘스스러움을 느끼어 매우 수줍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신부가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한다. 어린 풋대추는 연둣빛 푸른 뺨에 부끄러운 듯 두세 점 단풍을 물들였다.≪박종화, 금삼의 피≫’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부끄럽다<붓그럽다<내훈>←붓그리-+--’이다.

‘얼골/얼굴’의 ‘얼굴’은 ‘눈, 코, 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이며, ‘안면(顔面)ㆍ용안(容顔)’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햇빛에 눈이 부셔 얼굴을 찡그리다. 그는 주민 등록증의 사진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뒤쪽에 놓인 빈 의자를 가리켰다.≪김원일, 노을≫’ 등이 있다.

‘아로삭이고/아로새기고’의 ‘아로새기다’는 ‘마음속에 또렷이 기억하여 두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가슴속에 아로새긴 원한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뚜렷하게 아로새겨지는 것은 아내에 대한 사랑이었다.≪윤후명, 별보다 멀리≫’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아로새기다<아르사기다<가언>←아르-+사기-’이다.

‘숨여들/스며들’의 ‘스며들다’는 ‘속으로 배어들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추위가 뼈 속에 스며든다. 모화의 음성은 마주(魔酒) 같은 향기를 풍기며 온 피부에 스며들었다.≪김동리, 무녀도≫ 배 안으로 물이 스며들었다.’ 등이 있다.

‘한울/하늘’의 ‘하늘’은 ‘지평선이나 수평선 위로 보이는 무한대의 넓은 공간’이며, ‘상천(上天)ㆍ창극(蒼極)’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비행기가 하늘 높이 날아가고 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하늘<하<석상>/<하<용가>’이다.

‘아지랑이/아지랭이’의 ‘아지랑이’는 ‘주로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이며, ‘야마(野馬)ㆍ양염(陽炎)ㆍ연애(煙靄)ㆍ유사(遊絲).’라고도 한다.

표준어 규정 제9항 ‘ㅣ’ 역행 동화 현상에 의한 발음은 원칙적으로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아니하되, 다만 다음 단어들은 그러한 동화가 적용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붙임1] 다음 단어는 ‘ㅣ’역행 동화가 일어나지 아니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예를 들면, ‘학교/핵교, 당기시오/댕기시오, 아기/애기’ 등이 있다. 그러므로 ‘아지랑이’로 적어야 한다.

‘ᄭᅳᆺ읍고요/고웁고요’의 ‘곱다’는 ‘색깔이 밝고 산뜻하여 보기 좋은 상태에 있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고운 색깔. 저녁노을이 곱게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햇볕이 곱고 다사롭다.’ 등이 있다.

*‘끝없다’는 ‘끝나는 데가 없거나 제한이 없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끝없는 갈대밭. 끝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끝없다<귿없다<능엄>←긑+없-’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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