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峽

     정지용

 

포탄(砲彈)으로 뚫은듯 동그란 선창(船窓)으로

눈섶까지 부풀어 오른 수평(水平)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 앉어

크악한 암닭처럼 품고 있다.

투명(透明)한 어족(魚族)이 행렬(行列)하는 위치(位置)에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ㅅ속 같이

소란한 무인도(無人島)의 각적(角笛)을 불고-

전남 진도대교 명량해협에서 열린 명량대첩 축제 한 장면/ 뉴시스

‘뚫은’의 ‘뚫다’는 ‘구멍을 내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송곳으로 판자에 구멍을 뚫다.’가 있다. 변천 과정은 ‘뚫다<다<둛다<듧다<법화>’이다.

‘눈섶’의 ‘눈썹’은 ‘두 눈두덩 위에 가로로 모여 난 짧은 털.’이고, ‘미모(眉毛)ㆍ미총.’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눈썹이 하얗게 세다. 높은 콧마루에 숱이 많은 눈썹, 그린 듯한 입술, 귓밥이 두툼한 보기 좋은 귀, 빠질 데 없이 잘생긴 얼굴이다.≪한무숙, 어둠에 갇힌 불꽃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눈썹<눈섭<석상>←눈+섭’이다.

한글 맞춤법 제5항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

2.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된소리로 적는다. 예를 들면, ‘산뜻하다, 잔뜩, 살짝, 훨씬, 담뿍, 움찔, 몽땅, 엉뚱하다’ 등이 있다. 그러므로 ‘눈썹’으로 써야 한다.

‘내려앉어’의 ‘내려앉다’는 ‘안개나 어둠 따위가 깔리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도시에는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시커먼 하늘이 낮게 내려앉더니 눈이 펑펑 쏟아진다.’ 등이 있다.

‘암닭’의 ‘암탉’은 ‘닭의 암컷’이며, ‘빈계(牝鷄)’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암탉을 잡다. 방앗간 앞에서 병아리를 품고 앉았던 암탉은 날갯죽지를 들어 올렸다.≪한수산, 유민≫’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암탉<암<구방>←+’이다.

한글 맞춤법 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소리나 ‘ㅎ’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2. ‘ㅎ’소리가 덧나는 것으로는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수캐(수ㅎ개), 수컷(수ㅎ것), 수탉(수ㅎ닭), 안팎(안ㅎ밖), 암캐(암ㅎ개), 암컷(암ㅎ것)’ 등이 있다. 그러므로 ‘암탉’으로 써야 한다.

‘망토(<프>manteau)’는 ‘소매가 없이 어깨 위로 걸쳐 둘러 입도록 만든 외투’를 말한다. 남녀가 다 입으며, 손을 내놓는 아귀가 있다.

‘소라’는 ‘소랏과의 연체동물’이다. 껍데기의 높이는 10cm, 지름은 8cm 정도이며 두껍고 견고하다. 검은 갈색 또는 어두운 청색이고 안쪽은 희고 광택이 난다. 나사탑은 높고 6층인데 껍데기에 뿔 같은 돌기가 있다. 밤에 해초를 먹고 여름에 녹색 알을 낳는다. 살은 식용하고 껍데기는 자개, 단추, 바둑돌 따위를 만드는 데 쓴다. 조간대와 수심 10미터 사이의 바다에서 사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나패(螺貝)ㆍ소라고둥ㆍ해라(海螺).’라고도 한다.

‘각적(角笛)’은 ‘뿔피리’라고 한다. ‘뿔로 만든 피리’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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