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츰

 

수연(睡蓮)이 화판(花瓣)을 폈다.

옴으라쳤던 잎새. 잎새. 잎새.

방울 방울 수은(水銀)에 바쳤다.

아아 유방(乳房)처럼 솟아오른 수면(水面)!

바람이 굴고 게우가 미끄러지고 하늘이 돈다.

좋은 아츰-

나는 탐하듯이 호흡(呼吸)하다.

때는 구김살 없는 힌돛을 달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내산마을 인근 산기슭을 물들인 단풍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에 반영돼 가을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화판(花瓣)’은 ‘꽃잎’이다. ‘꽃을 이루고 있는 낱낱의 조각 잎’을 말하며, ‘판(瓣)ㆍ화순(花脣)ㆍ화엽(花葉)ㆍ화판(花瓣).’이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꽃잎<곶닢<월곡>←곶+닢’이다.

‘솟아오른’의 ‘솟아오르다’는 ‘아래에서 위로 또는 안에서 밖으로 불쑥 나타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저녁이 되자 집집마다 밥을 짓는지 굴뚝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솟아올랐다. 시금털털한 막걸리 냄새가 목구멍에서 솟아올랐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솟아오르다<소사오다<석상>←솟-+-아+오-’이다.

‘게우’의 ‘거위’는 ‘오릿과의 새’이다. 크기와 색깔이 다른 여러 품종이 있으며, 목이 길다. 헤엄은 잘 치나 잘 날지는 못한다. 12~1월에 10~20개의 알을 낳는다. 기러기를 식육용(食肉用)으로 개량한 변종으로, 밤눈이 밝아서 개 대신으로 기르기도 하며, ‘가안(家雁)ㆍ당거위ㆍ당안(唐雁)ㆍ백아ㆍ서안(舒雁)ㆍ아조(鵝鳥).’라고도 한다.

‘미끄러지고’의 ‘미끄러지다’는 ‘비탈지거나 미끄러운 곳에서 한쪽으로 밀리어 나가거나 넘어지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아이는 미끄럼틀을 올라가려 했지만 자꾸 미끄러졌다. 우리는 눈 속에서 몇 번씩이고 미끄러지고 엎어지면서 성당이 눈 앞에 보이는 언덕 위까지 올라갔다.≪김용성, 도둑 일기≫’ 등이 있다.

‘구김살’은 주로 ‘없다’라는 부정의 표현과 함께 쓰여, ‘표정이나 성격에 서려 있는 그늘지고 뒤틀린 모습.’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구김살 없이 밝은 표정. 마음에 어둠과 구김살이 없는 사람은 남에게 희망을 준다.’ 등이 있다.

‘돛’은 ‘배 바닥에 세운 기둥에 매어 펴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도록 만든 넓은 천’을 뜻한다. 바람을 받아 배를 가게 한다. 예문으로는 ‘돛을 올리다. 배는 흡사 거대한 새처럼 엄청 큰 돛 세 개를 활짝 펴고, 검은 연기를 토하며 쾌속으로 미끄러져 왔는데….≪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돛<<월석>’이다.

 

저작권자 © 충청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