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計를 죽임

 

오늘은 열시간 일하였노라.

피로(疲勞)한 이지(理智)는 그대로 치차(齒車)를 돌리다.

나의 생활(生活)은 일절 분노(憤怒)를 잊었노라.

유리(琉璃) 안에 설레는 검은 곰 인양 하품하다.

꿈과 같은 이야기는 꿈에도 아니 하랸다.

필요(必要)하다면 눈물도 제조(製造)할뿐!

 

서울 종로구 평창동 A스페이스에서 온라인 경매에 나온 앤틱풍 시계를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시간(時間)’은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이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등이 있다.

‘치차(齒車)’는 ‘톱니바퀴’이다. ‘톱니바퀴’는 ‘둘레에 일정한 간격으로 톱니를 내어 만든 바퀴.’를 말한다. 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감으로써 동력을 전달하며, ‘기어(gear)ㆍ아륜(牙輪)ㆍ치륜(齒輪)ㆍ치차(齒車).’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괘종시계들은 최 씨가 날벼락을 맞고 있는데도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태엽을 걸고 넘어가는 톱니바퀴 소리를 시계포 안으로 고즈넉이 내려 깔고 있었다.≪김주영, 달맞이꽃≫ 회견은 예정된 순서에 따라 톱니바퀴가 물리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연하게 진행되었다.≪윤흥길, 빙청과 심홍≫’ 등이 있다.

‘곰∨인양’은 ‘곰인∨양’으로 써야 한다. ‘양’은 어미 ‘-은, -는’ 뒤에 쓰여, ‘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그는 감기라도 걸린 양 심하게 기침을 토해 낸다. 나는 한없는 길을 걷는 나그네인 양 다시 붓을 든다.≪이숭녕, 대학가의 파수병≫’ 등이 있다.

‘아니∨하랸다’의 ‘아니하다’의 ‘아니하다’는 ‘않다’의 본말이다. 예문으로는 ‘나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사표를 냈다. 동생은 학교에 가지 아니하였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아니하다<아니다<능엄>←아니+-’이다.

‘필요(必要)’는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을 뜻한다. 예문으로는 ‘사내는 필요 이상 몸을 움츠리며 연방 고개를 주억거렸다.≪이문열, 영웅시대≫ 진고개로 올라가는 길이니 전차를 탈 필요도 없지만….≪염상섭, 삼대≫’ 등이 있다.

‘제조할뿐’은 ‘제조할∨뿐’으로 띄어 써야 한다. ‘뿐’은 어미 ‘-을’ 뒤에 쓰여,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모두들 구경만 할 뿐 누구 하나 거드는 이가 없었다. 학생들은 약간 기가 질려서 눈만 말똥거릴 뿐 대뜸 반응은 없다.≪최인훈, 회색인≫’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충청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