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오제세 국회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검증위) 운영 방침이 나오면서 같은 당 이시종(70) 충북지사 진영이 발끈하고 있다.

이 지사의 공천 경쟁자로 떠오른 오제세(68·청주 서원) 충북도당위원장이 충북도당에 설치할 검증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사 후보경선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 충북도당 등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지방선거·재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자격심사를 위해 중앙당과 각 시·도당에 검증위를 운영하기로 했다.

당헌·당규상의 부적격 심사 기준에 따라 중앙당은 시·도지사, 시·도당은 기초단체장과 도·시·군 의원 입후보예정자들에 대한 자격과 도덕성을 검증한다.

시·도지사 입후보예정자 검증은 중앙당 검증위가 맡기로 하면서 오 위원장이 주도할 충북도당 검증위가 이 지사를 검증하는 웃지 못할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충북도당 검증위가 검증할 기초단체장과 도·시·군 의원 입후보예정자들은 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가 대부분이다. 민주당은 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공천자를 가릴 방침이다.

이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공천 경쟁자(오 위원장)가 주도할 충북도당 검증위 활동은 지사 후보 경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오 위원장은 도당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공정한 경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9일 충북지사 선거 출마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당규에 따라 선거 4개월 전인 2월 중 충북도당 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1월 중 구성을 완료할 검증위는 오 위원장 입맛대로 꾸려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4선의 오 위원장은 충북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밝힌 지난해 말부터 이 지사와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지사가 재선 임기 동안 추진한 여러 사업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그의 3선 도전 의지를 맹비난하고 있다.

오 위원장의 잇단 맹공에 일체 대응하지 않던 이 지사는 지난 3일 민주당 충북도당 신년 단배식 인사말에서 "집권 여당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자"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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