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몸미술관, 10일까지 '이종목이 만난 해주展'

'이종목이 만난 해주' 전시장면.

해주 항아리에서 길어 올린 시원(始原)의 기억들이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제2, 3전시장(청주시 흥덕구 서부로 1205번길 183)에서 오는 10일까지 사물사고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인 '이종목이 만난 해주展'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100여 년 전의 항아리들과 나눈 교감을 결과를 회화로 펼쳐놓는다.

그는 오래전 해주백자 전시장에 처음 들어선 순간 수백 점의 해주 항아리들과 투박한 기형을 벗어나 허공에서 넘실대는 짙푸른 문양에 신음(呻吟)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이종목이 만난 해주'에서는 작가의 거침없는 필선과 형상이 대담하게 발산한다.

그림과 글씨, 그림과 항아리, 글씨와 문양이 어우러진 작품에서 무질서와 혼돈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이종목_때늦은 시작_109x78.8cm_종이에 먹, 아크릴, 연필_2017.

자신을 둘러싼 사물들의 고정성, 그 견고한 정체성을 부정하고 만물의 변화·유전(流轉) 과정을 표현해 온 작가의 이전 작품 경향에서 그렇게 큰 변모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는 주변 자연의 변화를 성찰하는 작가의 시선, 모든 사물들과 교차하려는 태도가 이번 전시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사해 보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무엇인가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한편 이종목 작가는 1980년대 중반 한국화단에서 탈 장르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시기에 작가로 데뷔했다.

그는 새롭게 인식되는 동양화의 정신원리와 체득된 서구적 시방식과의 괴리가 주는 고통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동양적 자연관과 우주관에 대해 천착하며 다양한 매재 및 기법실험 - 서양 안료와 나이프, 철과 동(銅)가루, 삼베, 광목 등의 매재사용과 만화나 사진 꼴라주 등의 기법 실험- 을 동시에 시도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동양의 전통적인 산수의 세계로 되돌아왔다.

'이종목이 만난 해주' 전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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