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온 새

                  정지용

새삼나무 싹이 튼 담우에
산에서 온 새가 울음운다.

산엣 새는 파랑치마 입고.
산엣 새는 빨강모자 쓰고.

눈에 아른아른 보고 지고.
발 벗고 간 누의/누이 보고 지고.

ᄯᅡ순 봄날 이른 아츰부터
산에서 온 새가 울음운다.
[출처: 《어린이》4권 10호, 1926. 11.]

사진=pixabay

‘삼나무(杉--)’는 낙우송과의 상록 교목이다. 높이는 40미터 정도이며, 둥글고 녹색인 암꽃과 누르스름한 수꽃이 3월에 피고 열매는 둥근 구과(毬果)로 가을에 익는다. 나무는 목재로 쓴다. 일본 특산종이며, ‘삼목(杉木)·삼송(杉松)’이라도고 한다.

‘울음/울다’의 ‘울다’는 ‘짐승, 벌레, 바람 따위가 소리를 내다.’의 의미이다.

‘아른아른’은 ‘무엇이 희미하게 보이다 말다 하는 모양.’을 일컫는다.

표준어 규정 제17항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그러므로 ‘누이’로 써야 한다. 예문으로는 ‘누이 믿고 장가 안 간다(누이와 결혼할 목적으로 다른 혼처에는 눈을 뜨지 않는다는 뜻으로,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일만을 하려고 하고 다른 방책을 세우지 않는 어리석은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누이 좋고 매부 좋다(어떤 일에 있어 서로 다 이롭고 좋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이 있다.

예를 들면, 거든-그리다/거둥-그리다(1. 거든하게 거두어 싸다. 2. 작은말은 ‘가든-그리다’임.), 구어-박다/구워-박다(사람이 한 군데에서만 지내다.), 귀-고리/귀엣-고리, 귀-띔/귀-틤, 귀-지/귀에-지, 까딱-하면/까땍-하면, 꼭두-각시/꼭둑-각시‘ 등이 있다.

‘귀고리’는 귓불에 다는 장식품을 말하며, ‘귀걸이·이식(耳飾)·이환(耳環)’이라고도 한다. ‘귀띔’은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줌의 뜻이다. ‘까딱하면’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또는 자칫하면의 의미이다. ‘꼭두각시’는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인형을 뜻하며, ‘곽독(郭禿)·괴뢰(傀儡)’라고도 한다. 또한,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변천 과정은 ‘꼭두각시<←꼭두[<곡도<석상> ]+각시’이다.

‘ᄯᅡ순/따신’의 ‘따시다’는 ‘따뜻하다’이다. ‘따뜻하다’는 ‘감정, 태도, 분위기 따위가 정답고 포근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 손님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이하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따뜻하다<다↼다<월석> [←-+-] /다<구방>’이다.

‘아츰부터/아침부터’의 ‘부터’는 체언이나 부사어 또는 일부 어미 뒤에 붙어, ‘어떤 일이나 상태 따위에 관련된 범위의 시작임’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흔히 뒤에는 끝을 나타내는 ‘까지’가 와서 짝을 이룬다. 변천 과정은 ‘부터<브터<석상>←븥-+-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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