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민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브리티시 스타일_ 공공디자인 도시여행
Public design tour of British style cities

 

1. 영국 런던
2. 영국 브리스톨
3. 호주 시드니
4, 호주 멜버른
5, 호주 브리즈번
6, 호주골드코스트
7. 뉴질랜드 오클랜드

브리스톨 항구로 이어지는 에이번 강가의 수변공간에 위치한 페로 브릿지 혼즈(Horned Pero's Bridge)조형물로 브리스톨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영국 런던의 서쪽에 위치한 소도시 브리스톨(Bristol)은 과거 산업혁명시절에 세계최초로 증기선을 만든 조선소와 항구도시로 번창했으나 현재는 브리스톨대학교와 BBC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제작국이 위치해 있고, 잘된 도시디자인과 도시마케팅의 전형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영국의 대학이라고 하면 옥스퍼드나 캠브리지를 떠올리지만 브리스톨 대학도 세계대학 순위에서 30위 이내의 우수하고 유명한 곳이며, 고풍스러운 캠퍼스와 대학주변의 공원거리(Park street)는 빈티지한 상점들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어서 걷다보면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사인들을 구경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브리스톨은 영국 내에서도 기독교가 전파된 전통을 간직한 지역으로 많은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하는 지역이기도 한데 특히, 낙후된 항구도시에서 워터 프론트를 잘 개발하여 문화산업 측면에서 공공디자인을 개성 있게 적용, 세계 여러 곳에서 도시디자인이나 도시재생 관련자들이 찾아와 사례를 연구하는 곳 이기도하다. 브리스톨시 당국은 1980년대부터 쇠퇴하는 도시를 재생하는 사업을 전개하면서 브리스톨의 특성을 분석해 다양한 도시디자인 개선사업과 도시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이러한 브리스톨 만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기 위하여 도시디자인의 목표를‘이해하기 쉬운 도시’(Legible City)로 정하고 시민중심의 디자인 콘셉트로 진행하였으며, 통일된 디자인 요소들(서체, 색채, 아이콘 등)을 표현하였다. 그 결과 높은 수준의 브리스톨 도시디자인은 2008년‘유럽문화도시’후보로 선정되는 등 도시공간의 디자인 변화를 통해 도시사용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정체성’과‘도시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브리스톨 항구 주변에는 아름다운 친수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동·서유럽을 비롯하여 유서 깊은 선진국을 여행하다보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잘 정돈된 거리와 함께 옛것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 연출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통을 그대로 지키면서 그 멋을 더 빛나게 하는 현대적인 요소들의 조화, 그리고 이러한 다양함과 은근한 개성, 심미적인 아름다움의 표출은 시각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낯선 여행객에게도 안정감과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브리스톨 지역의 공공 디자인의 특징은 다른 유럽의 지역과 비슷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도심지역 곳곳의 잘 정돈된 공원들과 절제된 이미지의 사인들은 다양한 재질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어려서부터 문화·예술적으로 잘 교육된 시민들의 미적인 감각이 생활 속에 내재되어 있어 다원화된 현대의 사회 속에서 그들만의 질서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거리 환경 사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내처럼 난잡한 플래카드와 대형사인, 유리창에 시트를 이용한 광고는 철저하게 규제되며, 작지만 건축물과 잘 조화된 도시의 사인들은 시각적으로 안정되고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만들어나가는 핵심요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건물을 표시하는 주소인 숫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타이포그래피(폰트 배열, 활용, 편집 등) 질감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화롭고 아름다운 도시의 사인 환경은 미적·디자인적인 교육과 함께 생활 속에서의 문화감각 향유, 정부 전담부서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 그리고 직업전문교육기관의 실무적인 교육의 결과라고 보여 진다.

브리스톨 시내 곳곳에 조성되어 있는 소공원들.

예술과 디자인분야에서 다양함속에서의 통일은 각각의 다양성을 가지면서 전체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말한다. 즉, 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질서는 조화, 대비, 비례, 균형, 리듬 등의 공통되는 원리로서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최고의 미의 원리이다. 생활 속에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유지하려면 질서가 필요하듯 공공디자인 또한 미의 질서가 필요하다. 특히 거리환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인(간판)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떠한 공간이나 장소에서든 건축물과 사인의 조화는 통일성을 이루어야만 시각적으로 질서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사인이 아름답고 기능적이면 도시의 이미지와 도시사용자들의 태도가 바뀐다. 사인은 단순히 정보를 알리는 목적과 함께 도시경관을 형성하고 도시이미지를 만드는 환경적 요소로서, 단순히 간판제작자나 업무담당자들이 디자인하고 결정해서는 안 되는 도시의 중요한 시각조형물이다. 외국 여행 중에 마주친 친절하고 아름다우며 그 지역만의 개성이 잘 표현되고 감동을 주는 거리의 예술 작품과 같은 사인 시스템을 국내에서도 자주 만나고 싶은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데 아직도 그 바램은 희망사항인 것 같아서 항상 아쉬운 마음이다.

브리스톨 시내 거리 곳곳에 일정한 간격마다 설치되어 있는 관광 안내 사인 시스템은 런던과 마찬가지로 진행방향에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주변의 환경이 마치 네비게이션처럼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바로 구직사항을 검색할 수 있는 모니터 부스도 거리에 설치되어 있다.
브리스톨 시내 번화가의 상가는 아름다운 현대적인 건축 디자인과 함께 잘 어울리는 사인, 윈도우 디스플레이가 개성 있게 연출되어 있다.
브리스톨대학교의 교내 안내판으로 주변의 정보 그래픽이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고풍스러운 캠퍼스와 대학주변의 공원거리(Park street)는 빈티지한 상점들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어, 걷다보면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사인들을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브리스톨 시내 곳곳에서 만난 아날로그적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의 각종 돌출사인들로 점포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브리스톨 뮤지엄의 실내사인으로 벽면에 부착하지 않고 세워 놓은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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