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의 미래하천 프로젝트 '미호천 탐사'

미호천(美湖川)은 이름에서 들어나듯 아름다운 호수이다. 미호강(美湖江)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하폭과 유량 면에서 국내에서 다섯 번째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의 모래하천이다. 사람의 삶의 영역을 흐르며 역사화 문화 그리고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비경 또한 절경이다. 심산유곡을 흐르는 곳에서는 문인들이 노래를 했고, 농토와 더불어 탁 트인 광활한 대지위에서는 농부들이 노래를 했다. 물의 흐름으로 만들어진 모래위에서는 청춘 남녀들이 사랑을 노래했고, 버드나무아래 물가에서는 허기진 배를 달래려 물고기를 잡는 민초들이 미래를 노래했다. 그런 미호천이 산업화 이후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하수 및 오수 처리 기능으로 바뀌고, 재해를 유발지로 지목되면서 사람은 하천을 떠나고 포크레인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모래채취, 방제예방, 하천정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간섭이 시작되면서 하천은 오염이 가중되고 수변은 온갖 식물들이 자리 잡았다. 그중 우리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외래 유해 식물이 자리를 잡으면서 또 사람과의 거리를 간극을 벌리고 있다.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 대표적이다. 무심천 합수부인 까치내이후의 미호천은 그 규모가 엄청나 ‘사람의 손으로 퇴치가 가능할까’ 염려되는 구간이다. 단풍잎돼지풀(Ambrosia trifida)은 국화과 초본식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주택가, 산지, 하천, 휴경지 등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든 분포하며 생육이 왕성해 다른 식물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군집을 이룬다. 알러지를 일으키며 한번 정착하며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1999년 식물로서는 처음으로 생태교란 생물로 지정 고시하여 관리하고 있다. 가시박(Sicyos angulatus)은 1990년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래식물로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을 일으키는 식물이다. 주로 하천에서 서식하는데 열매에 공기층이 있어 물을 이용해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열매에는 가시가 박혀있다. 한해살이 식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전체를 덮어 광합성을 방해해 나무를 고사시킨다. 2009년 환경부에서 생태교란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 생태교란생물 중 식물은 돼지풀(Ambrosia artemisiaefolia var. elatior), 서양등골나무(Eupatorium rugosum), 털물참새피(Paspalum distichum var. indutum), 물참새피(Paspalum distichum var. distichum), 도깨비가지(Solanum carolinense), 서양금혼초(Hypochoeris radicata), 미국쑥부쟁이(Aster pilosus), 양미역취(Solidago altissima), 가시상추(Lactuca scariolia), 애기수영(Rumex acetosella), 갯줄풀(Spartina alterniflora) , 영국갯끈풀(Spartina anglica) 등 총 14종이다.(환경부)

가시박과 가시박 열매.
구름을 담아내는 미호천.

생태교란생물은 외래생물 중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이거나, 특정 지역에서 생태계 등에 미치는 위해가 큰 생물로 판단되어 환경부장관이 지정 · 고시하는 생물을 말한다. 생태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되면 수입 및 인위적 방출이 금지되고 환경부에서 정밀 모니터링, 개체 수 조절 및 관리를 위한 퇴치 활동을 실시한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생태교란 생물은 포유류 1종, 양서·파충류 2종, 어류2종, 곤충류 1종, 식물 14종이다.

미호천 까치내에 새로 준공한 LG로 다리를 지난다. 자전거가 우리를 스친다. 경부고속국도가 아래를 지난다. 주위에 사람 키보다 크게 웃자란 단풍잎돼지풀이 보인다. 풀인지 나무인지 모를 만큼 훌쩍 커버렸다. 지난번 석화천 합수부의 단풍잎돼지풀의 심각성이 KBS뉴스에 보도되고 나서 대대적은 퇴치 작업이 있었다. 그런데 하류로 내려오니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어떤 식물도 침투 할 수 없이 빼곡히 자리 잡은 단풍잎돼지풀은 사람에게는 알러지를 일으키고 토착생물은 감소나 멸종을 시킬 수 있는 생태계교란 유해 식물이다. 서서히 가시박이 보이더니 옥산교를 넘어서자 수변을 온통 가시박이 점령했다. 주위의 나무 및 모든 식물을 칭칭이 감싸고 있다. 광합성을 못하게 만들어 모든 식물들을 다 죽여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다른 종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시박은 피부와 접촉하면 알러지 및 상처를 일으킨다.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제거를 하고나며 처음 제거 한쪽에서 다시 자라난다’는 식물이다. 청주시는 올해 시비 5억원을 편성해 생태계 교란식물 퇴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하니 주민의 건강과 우리 토종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라도 민·관이 합심해 빨리 퇴치작업을 벌여야 할 때이다. 

구름을 담아내는 미호천.

생태계 교란식물의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주민과 함께하는 일이다. 유역의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장기간에 걸쳐 퇴치 작업을 해야 한다. 이제 살기위한 몸부림에서 관심의 저편에 놓았던 하천을 돌아봐야 한다. 돌이켜 보면 하천은 우리에게 가장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다. 더우면 물놀이 장소로, 배고프면 고기 잡아 배 채우는 곳으로 이용했다. 친구들끼리 모여 노래하고 청춘의 뜨거운 피를 식히기도 했던 곳이다. 그런 하천이 지금은 사람과 동떨어진 채 흘러간다. 오염된 물이 흐르고 모래사장은 풀숲으로 덮히면서 함께 상생하는 냇물이 아니라 그냥 무심이 바라보는 냇물로 변 한 것이다. 이제 다시 드넓은 모래벌판과 물고기 조개류가 넘쳐나는 그래서 사람들이 바지를 둥둥 걷고 물로 들어가는 우리 마음속의 강으로 변해야 한다. 그러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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