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52) 충북 증평 형석중학교 국어 교사./충북도교육청

“생명존중 문화가 자리 잡으면 정말 평화로운 새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골 학교 어느 교사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생각이 세상을 조금씩 따뜻하고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새날문화운동’이라고 스스로 이름을 지은 충북 증평 형석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김병기(52) 교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1991년 교직에 첫발을 디딘 김 교사는 2004년부터 예술과 철학, 사상이 흐르는 ‘새날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어디 있나요. 우주가 다 사제지간입니다’은 김 교사의 시 ‘배움’의 한 구절인데, 그는 SNS로 이런 글을 매일 3천여명에게 보내주고 있다. 김 교사가 펼치고 ‘새날문화운동’의 작은 실천이다.

이런 운동에 신동호 화백과 박양준 서예가, 가수 이성원, 오근석 작가, 최현석 작곡가 등의 예술인도 함께 하며 김 교사의 시에 그림과 붓글씨, 음악으로 고운 색을 입혀주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컴퓨터 파일로 전국의 200여개 학교와 다양한 사회단체에 무료로 보낸다.

2012년에는 증평군으로부터 786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액자와 엽서, 시계, 접시 등을 만들어 증평지역 10곳의 학교에 나눠졌다.

그의 이런 나눔과 사랑 실천은 기적을 낳고 있다. 김 교사는 2012년 형석고 학생들과 함께 2017년까지 5년 동안 헌혈증서 1천장 모으기 운동을 펼쳐 2016년까지 헌혈증 530장을 대한적십자사와 백혈병 환우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생활형편 등으로 힘들어하는 새터민 여고생에게 교내·외 활동을 도와주고 4천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 응원과 관심 덕인지 이 여고생을 학교생활 적응은 물론 뛰어난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미혼모가 희귀병에 걸린 생후 16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SNS로 모금활동으로 마련한 2천만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KBS 방송 ‘나눔의 행복’의 도움을 받아 아픈 아기는 서울 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무사히 받았다.

김 교사 이야기하는 ‘새날문화운동은 밥 문화와 절 문화, 길 문화, 말 문화 운동 이 4가지다.

‘밥 문화’ 운동은 밥이 다른 생명에서 오는 것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먹고 음식을 남기지 않는 빈 그릇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절 문화’ 운동은 단전(생명)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나에게로 오는 절(인사)을 해 생명과 자기를 존중하는 겸손한 마음을 기르자는 의미로 시작했다.

또 ‘길 문화’ 운동은 전통적으로 생명의 방향인(우측-동쪽-생명) 우측보행을 통해 바른길로 나아가 깨달으며 ‘나답게 살자’는 정신을 기르자는 뜻이 담겼다.

‘말 문화’ 운동은 언어는 자신의 인격임으로 고운 말을 써서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묵자의 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김 교사는 “생명 존중은 인류의 모든 갈등을 잠재우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새날문화운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의 밀알 같은 김 교사의 생명존중 생각이 풍성한 행복의 나무로 학교에서 지역에서 사회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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