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형 전 국회부의장 <특별기고>

불가능하다던 오송분기역 어떻게 가능했나!

                홍재형<전 국회부의장>

 

이제 비로소 호남고속철도 오송 분기역이 개통되는구나!

고속철도 오송역, 호남분기역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지나온 일들이 새록새록 하다.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고속철 오송역사 건립과 호남 분기역 결정은 지나온 국회 의정활동 12년기간 내내 항상 몸과 마음속에 담아두었다. 아니 어찌 보면 오송 분기역이 국회에 진출할 명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0년 처음 국회에 진출할 당시 고속철도 오송역사 건립문제는 충북의 가장 큰 현안이었다. 아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디도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 선거공약에 포함되는 건 당연하고 선거 때마다 업그레이드시켜 새로운 공약으로 심판을 받아야했다.

국회입성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을 놓고 사실 많은 고민을 했다. 정부부처 장관은 물론이고 실무책임자까지 두루두루 만나야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디부터 어떻게 이들을 설득할까. 동료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오송 지원군으로 만들어낼까. 당장 오송역사 건립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국회 예산반영을 앞두고 전략 전술을 밤잠을 설쳐가면서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5개의 손가락을 바로 펴 보이는 ‘오송’이었다. 동료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만날 때 마다 손가락을 길게 펴보이곤 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MR.오송이다.

 

많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오송역사 건립에 필요한 설계비 반영에 성공했다. 오송역사 건립을 설계비 반영으로 기정 사실화시킨 셈이 됐다. 예산이 없으면 아무리 명분이 있어도, 큰 소리로 외쳐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론 좋았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에피소드와 충북도민들의 땀이 녹아 있다.

무엇보다 당을 떠나 모두 함께 한 목소리로 힘을 한데 모아준 충북도민. 버스타고 국회로, 고속철도 분기역사 심사현장으로 필요한 곳이면 시간 장소 가릴 것 없이 찾아다녔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상록, 이상훈, 조성훈씨를 비롯해 아직도 현장에서 충북발전을 위해 고생하는 많은 분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당시 정부부처 실무책임자였던 이춘희씨(현 세종특별자치시장)에게 수시로 전화하고 요청하고 협의하는 순간순간의 그림들이 아직도 뚜렷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괴롭힘(?)을 당한 공직 후배들에게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표했던 일들이 엉뚱하게 선거 토론회에서 선거법위반 운운하던 일화 등 표현조차 어려운 상황들이 오송분기역사 건립 속에 깨알같이 박혀있다.

경부고속철 오송역사 건립에서부터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에 이르기까지 15년이나 걸린 셈이다. 가끔 서울과 청주를 오갈 때 오송역을 이용하긴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힘들게 이뤄냈던 만큼 번창하는 오송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던 오송분기역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국회의원조차도 당을 굳이 따지지 않았다. 물론 자치단체장도 마찬가지다. 충북도민들은 더 말할 나위 없이 똘똘 뭉쳤다.

오송분기역 개통을 바라보면서 불가능하던 당시 상황을 가능한 그림으로 바꿔놓았던 초심이 무엇인지 모두가 한번 되새겨본다면 오송분기역 유치에 버금가는 충북, 청주, 오송 발전을 이뤄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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