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을렬 (주) 어번 회장 / 환경과학박사

류을렬 (주) 어번 회장 / 환경과학박사.

우리가 최근들어 더욱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는 환경문제 중 지구온난화는 이미 오래전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한 영향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기온상승과 함께 예년 6월 하순부터 어김없이 찾아오던 장마철의 지연과 소멸, 강수일수 감소현상과 호우일수 증가현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한반도의 기상특성도 지구온난화의 최대 특징 중 하나인 강수일수 감소로 인한 아열대 기후로의 전환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부지방 일부의 심각한 강수부족으로 인한 댐, 저수지 등 상수원의 고갈현상은 42년만에 최저라고 하는 절대적인 강수일수 부족으로 인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절기 강수부족 현상을 넘어 내년도 봄가뭄의 심각성을 예고하고 있다.

물이 없어 드러난 보령댐 가물막이와 물 자국이 선명한 취수탑. 예년 59.2%였던 보령댐 저수율은 지난 10월 19.8%까지 떨어졌다. /뉴시스

여기에 더하여 우리의 생활불편과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증가현상이다. 황사는 자연상태의 모래사막에서 발생하지만 미세먼지는 주로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한다. PM10이라고 부르는 미세먼지는 1㎥당 1마이크로미터(㎛ = 1/1,000,000m) 크기의 아주 작은 먼지상태로 특수 제작된 마스크를 써야만 체내 유입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PM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마스크는 물론 인간의 호흡기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중금속과 함께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 각종 암을 유발하는 무서운 물질로 지적되고 있어 환경오염 중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를 알리는 전광판. /뉴시스

지난 19세기까지만 해도 우리는 물과 공기, 햇빛을 희소성이 없고 수요도 없어 어디에서나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자유재(自由財 : free goods) 또는 자연재(自然財)라고 불렀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산업활동이 활발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이루어짐으로써 무상으로 사용하던 자유재의 품질이 저하되어 자연 그대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 물질들은 정수, 필터링, 선글라스 착용 등의 품질개선 절차나 장치를 거쳐야만 사용이 가능한 경제재(經濟財 : economic goods)로 변화하였다. 물은 고도의 정수처리과정을 거쳐야 음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고, 공기는 미세먼지 등이 많아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호흡할 수 있으며, 반도체 공장 등 깨끗한 공기를 필요로 하는 작업장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이 이중삼중의 클린룸을 거쳐야 출입할 수 있다. 햇빛의 경우도 자외선이 많아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야 피부암이나 백내장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의 경우는 호흡시 특수마스크로도 인체로의 유입을 차단할 수 없고 일단 인체로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폐나 간에 축적되어 생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발암물질로 작용하므로 클린룸과 같은 성능을 가진 특수클린마스크를 제작하는 노력과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이전보다 더욱 자외선이 강해진 햇빛의 경우도 단순한 선글라스만으로는 완전한 피부암이나 백내장 예방효과를 얻을 수 없고 일정 농도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실외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얼굴부분을 모두 감싸는 헬멧형태의 방진ㆍ방자외선 장치를 상시 착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환경오염이 극심하여 기존 생수시장의 확장이나 새로운 고도정수 처리산업의 등장, 방진ㆍ방자외선 헬멧개발에 따르는 초소형 첨단 휠터링 소재산업 등 신산업의 발달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으나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문제는 결코 국지적, 단기적, 임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구적, 장기적, 상시적인 문제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적 공조와 장기적 투자계획이 필요하다. 또 일부 개인용 환경장비는 개발 자체도 쉽지 않고 많은 투자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제품을 개발, 판매한다 해도 특히 여름철이나 유아, 어린이 또는 여성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넘어 휴대와 착용에 따르는 불편함 등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산업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일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환경문제를 방치하거나 투자를 게을리 하여서는 결코 안 될 것이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 및 행복한 삶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인 점을 고려하여 사전에 대비하고 미연에 방지하는 국가적 차원에서 아래와 같은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용수부족에 대비하여 수원지(水源池) 상류지역에 수원함양을 위한 조림사업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인공강우 기술개발 및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내륙의 경우는 산간지역에 중소규모의 용수댐을 다수 건설하고 청정한 지하수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며 해안 및 도서지역의 경우는 무한한 해양수의 담수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수원함양을 위한 조림사업도 두터운 토양층 조성과 공극발달을 위하여 낙엽송과 같은 침엽수 보다는 활엽수종을 식재하고 4대강사업으로 확보한 지표수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적극 검토하며 수요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물절약 홍보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수도요금을 현실화하여 물 절약을 유도하여야 한다.

둘째, 황사 및 미세먼지 방지대책으로는 원천적인 황사방지를 위하여 중국의 사막지역 산림녹화를 지원하고 대기오염 방지시설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여야 하며 청주시의 경우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지역난방공사의 연료를 기존의 벙커-C유에서 LNG 등 청정연료로 전환하여야 한다. 특히 이동발생원인 자동차에 대한 에너지원을 기존의 화석원료에서 전기차, 수소차로 전환하는 장기적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생활을 둘러싼 모든 활동은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을 수반하는 바, 공공재적 특성이 강하고 경제의 외부효과가 상대적으로 커서 민간경제부문에서의 시장참여를 주저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환경오염방지산업 등 환경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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