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입지가 충북 오창으로 결정되면서 이곳을 세계적인 첨단과학메카로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오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청주 오창읍 후기리 일원 오창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54만㎡ 부지에 1조원이 투입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1기와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때마침 설립 17년만에 첫 민간인 수장을 맞은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이 충북과학기술정책의 ‘큰그림’을 모색하기 위해 충북과학기술혁신원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충북 경제에 파란불이 켜졌다. 전통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충북 청주에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확정되면서다. 이런 호재 속에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기반 강화를 강조하는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충북 과학기술정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리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원장은 충북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원장은 “AI·빅데이터·블록체인·로봇·VR·AR 등 새로운 과학 기술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요즘,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과학기술정책을 수립하고 신성장산업 R&D를 전담할 기관이 없다”라며 “이제는 지역에 맞게 기획해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기관 명칭 변경·조직 재정비 경쟁력 갖춰>

지난 1월 노 원장이 취임하면서 충북과학기술혁신원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기관 명칭이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서 충북과학기술혁신원으로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인 대응과 신규 공모사업수주 등에 한계를 보인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 명칭 변경은 불가피했다.

노 원장은 명칭 변경과 함께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2본부 1실(ICT산업진흥본부·과학기술진흥본부·기획경영실) 체제에서 3본부(연구본부·융합본부·경영본부) 체제로 탈바꿈했다.

ICT산업진흥본부·과학기술진흥본부는 묶어 사업부서로서 융합본부로 단일화했고, 새롭게 출발하는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의 경영 시스템을 재정립하기 위해 기획경영실을 경영본부로 격상한 것이다.

사업도 올해 들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159억 원의 국·도비를 확보했는데, 올해는 4월 말 기준 408억 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예산은 2020년 당초 120억 원에서 2차 추경 269억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사업 확보 목표액은 500억 원이다.

노 원장은 “올해 대표적으로 유치한 사업은 과학기술정통부의 ‘SW융합클러스터2.0’ 사업인데, 국·도비 합쳐 180억 원쯤 된다”라며 “이 사업을 통해 지역 반도체 산업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도 과학기술정책 수립하겠다> 

정책개발전문가인 노 원장의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1990년 5월 충북경제연구소(현 충북연구원) 근무를 시작으로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기업지원단장,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충북산학융합본부 원장 등 기관과 학계를 두루 거쳤다.

노 원장은 “충북의 지역정책 연구, 계획 수립과 실행 업무에 줄곧 몸담아 왔다”라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회상했다.

노 원장의 핵심 경영전략은 ‘양손잡이’다. 오른손과 왼손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처럼, 전통산업을 이끌어온 인력과 최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는 신진 인력을 조화시켜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노 원장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마이클 터시먼 교수가 실증연구를 통해 밝힌 ‘혁신이 뛰어난 기업일수록 양손잡이 경영을 잘 실현하고 있다’는 입증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라며 “성숙한 비즈니스에서 기존 자산과 기능을 활용하고, 기꺼이 새로운 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재구성할 수 있는 양손잡이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후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내부 소통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충처리위원회 ▲여직원협의회 ▲스포츠·독서·연구 등 모임 6개도 새로 만들었다.

노 원장은 “향후 지역 주도 과학기술정책 수립과 신성장산업 R&D 기획은 젊고 신선한 감각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며 “내부 소통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은 새로 출발하는 기관”이라며 “새로운 미션과 비전, 전략, 핵심가치를 가지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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