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교육대학교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것이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충북지역 시민단체 등이 가해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있다.

충북교육연대와 차별철폐제정충북연대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8일 청주교대 단체 채팅방 성희롱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다섯 명의 남학생이 SNS를 통해 나눈 대화를 폭로하는 내용이었다”며 “남학생들은 같은 학교 여학생의 외모를 비하하는 막말과 신체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을 주고받았고, 교생실습에서 담당했던 초등학생을 사회악으로 표현하는 등 폭언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여러 대학 및 언론계, 연예계 등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사건에 이어 드러난 이번 사건이 예외적이거나 돌출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인권과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사실에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청주교대는 매년 온라인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학생들이 듣고 있고, 가해자 남학생들 모두 교육을 받은 상태였다. 제도뿐인 성폭력 예방은 유명무실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연대는 “지난 15일에는 청주교대 총장이 이 사건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교대의 입장이 선언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함께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내에 자정 능력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함께 풀고 책임지려면 지역사회와 함께 대책위를 구성해 대학사회에서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반인권, 차별적인 문화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교육부는 이미 발표한 전수조사 방침을 제대로 시행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일벌백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 조치를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했다. 성 평등한 학교 교육이 되려면 교대 교육과정과 선발과정에서부터 교사로 임용될 자격을 갖췄는지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18일에는 청주청년회가 청주교대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들을 일벌백계하라는 성명을 냈다.

청주청년회는 이날 “물의를 일으킨 학생들은 외모 품평, 성적 차별 발언, 성희롱을 일삼았으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다.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초등교사는 어린아이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직업이기에 보다 높은 도덕성과 인권 감수성이 요구된다. 비도덕적이고 인권의식 없는 이들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악의 없이 장난으로 했다는 식의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단톡방 성희롱이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적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 청주교대 게시판에는 '여러분들의 단톡방은 안녕하신가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익명의 작성자는 "최근 내부 고발자를 통해 일부 남학우들의 남자 톡방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며 "단톡방에 있는 남학우 5명의 언행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폭로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올 3월부터 8월까지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우들의 외모를 비교하거나 비하하면서 성적 발언을 일삼았다. 이들은 지난 5월 교생 실습과정에서 만난 초등학생을 놓고 '사회악', '한창 맞을 때' 등의 발언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자보 게시자는 "톡방의 텍스트본을 입수하여 모든 내용을 확인한 후 무엇이 최선일가 고민하다가 근거 없이 커지는 소문과 의혹을 바로잡고자 했다"며 "이 대자보가 모두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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