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 교수의 청주 인물 이야기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 137-2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추월정(秋月亭)에 대한 이야기이다.

옥화서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야트막한 산에 오르면 추월정을 알리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표지석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가면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을 바라보고 있는 추월정을 만날 수 있다.

추월정은 2015년 4월 17일 청주시 향토유적 제22호로 지정된 전통 건축물로서 1609년(광해군1)에 서계(西溪) 이득윤(李得胤, 1553~1630)이 세운 경주 이씨(慶州李氏)의 정자이다.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정자는 1985년에 다시 지은 건물로 밖에는 1898년(광무2)에 화산(花山) 권용규(權容圭)가 쓴 ‘추월정(秋月亭)’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건축물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3칸, 측면에서 보았을 때 1칸으로 구성된 겹처마 팔작지붕의 목조 기와집이다. 정자의 내부는 통간 마루를 깔고 난간을 둘렀으며, 정자의 위쪽에는 1883년(고종20)에 덕은(德殷) 송근수(宋近洙)가 짓고 권용규가 지은 ‘추월정중수기(秋月亭重修記)’, 이상설(李相卨)이 지은 ‘추월정기(秋月亭記)’ 현판이 걸려 있다.

*이득윤(李得胤, 1553∼1630)은 조선 중기의 역학자(易學者)·악인(樂人)이다.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극흠(克欽), 호는 서계(西溪)이다.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후손으로, 유학자 서기(徐起)의 문하에서 수학한 뒤 박지화(朴枝華, 1513~1592)에게 역학(易學)을 배우고, 1588년(선조21)에 진사가 되었다.
1597년 학행으로 추천되어 희릉참봉(禧陵參奉)이 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독서에 전념하다가 왕자사부(王子師傅)가 되고 이어서 형조좌랑·의성현령을 지냈다. 광해군 때 혼란한 정계를 피하여 고향에 머무르면서 김장생(金長生), 정두원(鄭斗源) 등과 서한을 교환하며 역학과 음악을 토론하였다.

음악에 남다른 관심을 두어 고향에 머무르는 동안에 거문고에 관련된 명(銘)·부(賦)·기(記)·시(詩)·서(書)·악보·고금금보(古今琴譜) 등을 집대성하여 ≪현금동문유기(玄琴東文類記)≫라는 귀한 거문고 악보를 후세에 남겼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선공감(繕工監)의 정(正)이 되고, 이듬해 괴산군수가 되어 이괄(李适)의 난으로 소란해진 민심을 수습하고 관기를 바로잡는 등 선정을 베풀었다.

청주의 신항서원(莘巷書院)과 청안(淸安)의 구계서원(龜溪書院)에 제향(祭享)되고 있다. 저서로는 ≪서계집(西溪集)≫·≪서계가장결(西溪家藏訣)≫ 등이 있다.

*≪현금동문유기(玄琴東文類記)≫는 1620년(광해군12) 이득윤(李得胤)이 편찬한 거문고 악보이며, 1책, 필사본이다.

이 악보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역대명현의 거문고에 관한 명(銘)·부(賦)·기(記)·시·서를 모아 엮은 것이고, 둘째는 ‘고금금보문견록(古今琴譜聞見錄)’의 제명 아래 안상(安瑺), 조성(趙晟), 박근(朴謹), 박수로(朴壽老), 허사종(許嗣宗), 이세준(李世俊), 무안수(武安守), 김종손(金從孫), 이세정(李世鼎)의 악보를 수록하였다.

그리고 셋째는 ‘고금금선수지문견록(古今琴善手指聞見錄)’이라 하여, 무안수와 ≪악학궤범≫을 비롯하여 「대엽」·「어아음(於兒音)」·「북전(北典)」·「평조대엽」·「대엽」·「평조북전」·「평조중엽」·「북전(北殿)」·「삭대엽」·「우조삭대엽」·「사조삭대엽(斜調數大葉)」·「조현음」,「낙시조 만대엽」·「평조북전」·「평조소엽(平調小葉)」·「평조 장대엽」·「조현곡(調絃曲)」등의 악곡을 수록하고 있다.

*박지화(朴枝華, 1513~1592)는 조선 중기의 학자이다. 본관은 정선(旌善), 자는 군실(君實), 호는 수암(守庵)이다. 아버지는 형원(亨元)이다.
서경덕(徐敬德)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유·불·도 등에 통달하였으며, 청안(淸安)의 구계서원(龜溪書院)에 봉향되었으며, 저서로는 ≪수암유고(守庵遺稿)≫·≪사례집설(四禮集說)≫ 등이 있다.

*≪수암유고(守庵遺稿)≫는 조선 중기의 학자 박지화(朴枝華)의 시문집이며, 2권 1책, 목판본이다. 숙종 때 김구(金構)가 홍문관에 소장된 유고를 보고 사본을 필사해두었다가, 1684년(숙종10) 평안도 용강현령으로 재직할 때 간행했다.
서문은 이민서(李敏敍)가 썼으며, 권말의 발문은 김구가 썼다. 권1은 시로 124수를 수록했다. 권2는 문(文)으로 묘갈명, 묘표, 행장 각 1편, 서독 9편과 그의 필적이 있다. 부록은 유사·만시·시화이다.
≪청주대 교수 겸 지역가치창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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