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영역에서 국악과 풍물을 어떻게 하면 대중화할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합니다. 일부 아이디어는 실행에 옮겨 성과를 내기도 했고요. ‘국악의 고장’ 충북 영동군에서 국악과 풍물을 알리고 부흥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52회 영동난계국악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메인무대에서 제1회 전국풍물경연대회를 진행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김창엽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장 [사진=이주현 기자]

꿈이 있으면 늙지 않는다고 했던가. 26일 뉴스핌이 만난 ‘영동 토박이’ 김창엽(65)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월이 흘러 그의 머리 위에 하얗게 서리가 앉았지만, 국악과 풍물에 대한 열정과 소신, 애향심은 여느 청년 못지않다. 

그가 처음부터 국악과 풍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육군 장교로 직업군인 생활을 했던 그는 1990년대 초반쯤 고향 발전을 위한 고민을 하다가 국악과 풍물이 눈에 들어왔다. 영동군은 난계 박연이 태어난 고향으로 워낙 국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고장이지만, 군민들은 막연히 궁중음악 정도로만 알 뿐 심리적인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리고는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군민들이 국악과 풍물을 보고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연주에 참여함으로써 또 다른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 일이 가능하다면 국악과 민속풍물의 전승·보급 문제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김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실천에 옮겼다. 그의 대의에 공감한 지인들은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어떤 때는 깃발을 들고뛰었고, 어떤 때는 누군가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의 역할은 기획자에 가까웠다. 그저 국악인과 군민들, 더 나아가 영동을 찾은 관람객들이 신명 나게 국악을 즐길 수 있도록 판을 짜는 데 주력했다.

그와 지인들의 땀 한 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게 바로 순수 민간 국악관현악단 ‘감골소리’다. 감골소리는 1995년 4월 지역 국악동호인 여럿이 모여 발족했다. 1999년 12월 14일에는 창단 연주회를 했다. 2006년부터는 해마다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다.

국악·풍물의 저변 확대를 위해 △1군민 1악기 연주 △초등학교 사물놀이반 활성화 △전문 국악인 초청 교육 △거리 퍼레이드 기획 등도 군정에 제안해 반짝 눈길을 끌었다.

그가 몸 담고 있는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는 이 지역의 순수 풍물 동호인들로 구성, 지난 2007년 창립했다. 민간 영역에서 국악과 풍물을 좀 더 활성화시켜보자는 게 창립 이유다. 김 회장의 경우 난계국악연구소 이사장 재직 시 영동난계민속풍물단 창단에 관여했고 협업했었다. 올해 1월에는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장을 맡았다.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는 매년 난계국악축제의 식전공연인 퍼레이드와 피날레 행사를 도맡아 하고 있는 등 국악의 고장 영동을 알리는 국악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원 350여 명이 축제장 곳곳에서 분위기를 살렸다. 올해 역시 퍼레이드와 피날레 행사를 맡아 행사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2008년부터는 민간 주도로 난계풍물경연대회를 열어 심사위원을 맡는 등 지역의 풍물단과 국악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다. 민속풍물의 전승과 보급을 위해 읍·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악기 강습회도 열고 있다.

김 회장은 “단원들이 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해는 젊은 피를 많이 수혈해 영동난계민속풍물단연합회에 신선한 변화를 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영동군 영동천 하상주차장 일원에서 52회 영동난계국악축제와 10회 대한민국와인축제가 함께 열린다.

축제를 주관하는 영동축제관광재단과 영동군은 지역 명품 특산물과 지역 문화적 요소 특색을 최대한 살려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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