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단수 사태 일단락

▲ 이승훈 청주시장이 4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사상 초유의 한여름 수돗물 단수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단수 사고 발생 후 상황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시민 안내와 체계적인 대응도 미흡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청주시 수돗물 단수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 된 가운데 시의 후속조치와 단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대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시는 시청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단수가 4일 오후 2시 종료돼 일시적인 단수현상 외에 단수지역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민낯을 보여준 청주시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일부 피해 시민들의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 등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승훈 청주시장은 사상 초유의 한여름 수돗물 단수 사고에 대해 사과하면서 "단수 사고 발생 후 상황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시민 안내와 체계적인 대응도 미흡했다"면서 "진상규명을 거쳐 공무원들과 공사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통합 정수장 도수관로 연결 공사를 중단하고, 800㎜와 900㎜ 도수관이 문제라면 설계 변경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일 오후 3~4시면 복구할 수 있는 사소한 사고라는 보고를 믿고 휴가를 갔다"며 "이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 오후 11시께 청주로 복귀했는데, 초반 상황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단수 안 하고도 하루면 간단히 할 수 있는 공사였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보다 현실적인 재난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비상사태에 대처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시장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강조한 뒤 "모든 공무원에게 경각심을 주고, 마음을 가다듬고 심기일전하게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줄 징계'를 예고했다.

청주시의회도 지난 3일 한여름 수돗물 단수 사태 진상조사와 사후 대책 마련을 위한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시의회는 내달 열릴 임시회 때 통합정수장 시설공사 관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 시의회 차원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 시장은 4일 사과회견 당시 단수 지역 주민의 피해보상 요구 움직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하지만 어려운 점이 많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찜통더위 속에서 충북 청주시 일부 지역 수돗물 공급이 사흘째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3일 청주 동부소방서 소방차가 용암동 일대에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2013년 7월6일 발생한 제천 도수관로 파열 사고와 2011년 5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단수 사고와 비교되고 있다.

제천 도수관 파열사고는 제천시 상수원 장곡취수장에서 고암동 정수장으로 연결된 지름 1000㎜ 도수관 이음부가 터지면서 제천정수장이 수돗물을 공급하는 제천 시내 11개 동과 1개 면 주민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 물 없이 12시간 이상을 보내야 했다.

최명현 시장은 "제천시가 생긴 이래 유례없는 대형 급수사고 였다"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진단과 도수관로 보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당시 제천시가 피해 가구에 대해 수도요금을 10% 감면하는 후속 조치를 내놨고 수돗물 공급 중단으로 영업하지 못한 제천 지역 음식점 업주들이 제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실제 소송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경북 구미시의 단수사태는 4대강 정비 사업을 위해 설치했던 낙동강변의 광역취수장 물막이 보가 무너지면서 구미·칠곡 지역 16만여 가구가 적게는 2일, 길게는 5일간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이후 구미시민 17만 여명이 한국수자원공사와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벌여 2014년 1심에서 1인당 2만원씩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청주시의 경우 단수 기간이 제천에 비해 길고, 7월에 비해 더 더운 8월에 발생한 사고여서 피해규모가 제천 보다는 훨씬 커 청주 지역 식당가와 피해 주민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충청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