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시장 수돗물 단수 사과

▲ 찜통더위 속에서 충북 청주시 일부 지역 수돗물 공급이 사흘째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3일 청주 동부소방서 소방차가 용암동 일대에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4일 오전 중 수돗물 단수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던 청주시가 또 말을 바꿨다.

청주시는 이날 오전부터 인터넷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지대 등 단수 완전해소는 5일 오전 6시께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도수관로 이음부 파손사고 복구를 지난 3일 오후 10시에 완료한 시는 복구공사 종료 24시간 후(4일 오후 10시) 평시처럼 수돗물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저지대 가구의 사용량이 많아 배수지에 물을 채우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고지대 가구로 물을 보내려면 배수지에서 일정 수위를 확보해야 한다.

시는 금천, 용담, 용암, 용정, 탑동 등 일부 지역은 내일까지 단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돗물 생산이 정상화됐다는 소식에 단수 상황 종료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나흘째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모씨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젯밤 10시였던 급수 재개 약속이 또 지켜지지 않았다"며 "시는 단수 규모가 5000가구라고 축소 은폐하는데, 피해 상황 등을 시의회에 적극 제보하자"는 글을 올렸다.

이씨의 글에는 "청주시청 직원이 좋은 훈련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는데, 시민이 분개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생긴다", "공무원 인식이 저런데 대책이 있을까", "시민 피해는 안중에도 없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엄모씨는 "장난하나, 고쳤다며…우리 물 안 나와!"라고 분개했다.

시 전명우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전날 공식 브리핑에서 "도수관로 이음부가 파손된 원인은 알아내지 못했으나 3일 오후 10시까지는 수돗물이 정상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며 "두 번 다시 예고 없이 단수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수 상황 전파와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는 기자들의 질타에 대해 "좋은 훈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 이승훈 청주시장이 4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사상 초유의 한여름 수돗물 단수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단수 사고 발생 후 상황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시민 안내와 체계적인 대응도 미흡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청주시장 "단수 사고 체계적 대응 미흡 죄송"

이승훈 청주시장이 사상 초유의 한여름 수돗물 단수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 시장은 4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단수 사고 발생 후 상황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시민 안내와 체계적인 대응도 미흡했다"면서 "진상규명을 거쳐 공무원들과 공사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통합 정수장 도수관로 연결 공사를 중단하고, 800㎜와 900㎜ 도수관이 문제라면 설계 변경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사고 당일(1일) 오후 3~4시면 복구할 수 있는 사소한 사고라는 보고에 그 말을 믿고 휴가를 출발한 것"이라며 "이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 오후 11시께 청주로 복귀했는데, (자신의)초반 상황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단수 안 하고도 하루면 간단히 할 수 있는 공사였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보다 현실적인 재난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비상사태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시장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강조한 뒤 "모든 공무원에게 경각심을 주고, 마음을 가다듬고 심기일전하게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줄 징계'를 예고했다.

단수 사고를 야기한 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함께 재난대응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징계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단수 지역 주민의 피해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피해 주민에게)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하지만 어려운 점이 많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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