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위원들이 3일 단수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청주시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단수 피해 가구 수 집계도 오락가락…손해배상 청구 움직임

 

사상 최악의 한여름 단수 사태를 초래한 충북 청주시에 항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청주시청 유선전화는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시민 성토장이 돼 버렸고, 업무가 시작된 3일 이른 오전부터 "시장을 만나게 해달라"는 항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시작한 지북동 정수장 인근 도수관로 연결 공사에 문제가 생기면서 상당구 전체와 청원구 일부, 서원구 산남·수곡·분평동 일부 지역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상당구와 청원구 8개 동 13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는 게 시의 공식 발표지만 실제 피해 지역과 단수 가구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시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돗물 단수 연장 안내문'을 띄워 놓고 있으나 언제까지 복구를 완료하겠다는 공지는 없다.

도수관로 보수공사를 완료한 전날 오후 3시부터 수돗물 공급을 재개했으나 각 지역 배수지에 물을 채우는 데 시간이 걸려 수돗물 공급이 지체됐다고 시는 밝혔다.

배수지 수압을 확보하지 못해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용정동과 금천동 등 일부 고지대는 이날 오후 10시께 정상화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폭염 속 예고 없는 단수사태를 겪은 청주 시민들은 격앙된 모습이다.

김모씨는 청주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 끝내고 들어와 샤워도 못 하고 변기에 물도 못 내리고 있다"며 "두 시간째 시청에 전화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한모씨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이렇게 장시간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오전 5시께 시청을 찾아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도 했다. 그는 "단수 없는 수도배관 공사를 한다고 안내해놓고 사흘째 물을 끊었다"며 "시청에 전화해도 받지 않고, 어쩌다 받으면 곧 복구된다고 거짓말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 지역 SNS 커뮤니티에서도 사흘 전부터 한여름 단수 사태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박모씨는 "집 변기에 온 가족의 X이 수북이 쌓여가는데 이거 어쩔거요?"라고 썼다. 그의 글에는 "생수라도 사서 물을 내리세요" "웃으면 안 되는데…조금만 참으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날 오전에도 "물 언제 나오나요…계속 통화 중인데, 혹시 시청과 통화한 분 계신가요?", "공무원들이 전화기 내려 놓고 퇴근했나봐요", "아직도 물이 안 나와요? 우와" 등의 비난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주말 장사 다 망쳤어요…청주시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들어갑시다"라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시의 단수 지역과 수돗물이 끊긴 가구 수 집계도 오락가락 이다.

시는 지난 2일 오후 17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고 공식 발표해 놓고 같은 날 자정 이승훈 시장 주재로 열린 긴급대책에서는 5000가구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실제 단수 가구 수는 이보다 몇 배 많은 2만~3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등 최악의 한여름 단수 사태를 야기한 시는 이미 '양치기 소년'으로 추락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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