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 교수의 청주인물 이야기

손병희 선생 유허지(孫秉熙 先生 遺墟地)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의암로 234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유허지(遺墟地)란 ‘그대로 남겨진 터’를 이르는 말로서, 이곳은 3.1운동을 주도했던 의암 손병희 선생이 태어나서 22세가 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청주시에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정비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손병희 유허지는 의암영당 및 삼문, 담장과 유물 전시관을 건립하여 후손들을 맞이하고 있다.

유허지 입구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32개의 태극기(太極旗)가 도열해 힘차게 펄럭이는 모습이다. 유허지 내부 손병희 선생 동상 옆에 서 있는 태극기 하나를 합치면 모두 33개의 태극기가 되는 것을 보니 3·1 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의 정신을 태극기에 담아 놓은 듯하다.

태극기 하나마다에 서린 독립투사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새삼 잊고 있던 애국심이 솟아오르는 것은 방문객들이 갖는 공통의 마음이리라.

유허지 안의 홍살문을 넘어 손병희 선생이 꿈꾸던 애국의 땅으로 들어선다. 유허지 안에 그대로 복원되어 있는 선생의 생가를 둘러보고, 1961년에 탄신 100주년을 맞아 세운 유허비 앞에 가서 잠시 머리를 숙이고 묵념의 시간을 가져본다.

발걸음을 재촉해 유허지 안 깊숙이 들어가면 드디어 삼문을 넘어 의암영당이 있는 마당에 서게 되고, 다시 한 번 솟을삼문을 넘어야 손병희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의암영당을 볼 수 있다.

의암영당(義庵影堂)을 뒤로 하고 찾아 나선 곳은 의암기념관. 그 곳에는 손병희 선생이 사용하던 책과 식기, 가족사진 등 인간 손병희 선생의 일상을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선생과 함께 한 충북 출신의 애국지사들의 사진과 독립을 위한 행적들이 자세히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을 나와서 바로 출구로 나가면 유허지 방문에서 중요한 것을 빼놓는 것이다. 기념관 옆에 자리한 의암정, 그리고 그 앞에 만들어진 태극기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정원을 감상하는 것은 방문객을 위한 선물이다.

가운데에는 태극 모양의 연못, 건곤감리 형상으로 만든 잔디가 있으니 알아채고 보는 이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이다.

북이면 넓은 뜰에 마련된 손병희 유허지는 역사 여행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손을 잡고 걷는 나들이 장소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부터 당시를 기억하는 어르신들까지 세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지역의 명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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