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 교수의 청주 인물 이야기

충북 유형문화재 제135호(2001. 12. 11.)로 지정된 죽림영당(竹林影堂)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원통리 40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운 좋게 ‘죽림영당진입로’라는 표지석을 만나 원통리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싱싱한 회양목이 양 옆으로 서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돌로 만들어진 경사로 끝자락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죽림영당. 방문한 날은 내부 문을 활짝 개방해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 안에 걸린 ‘칠현갑회도(七賢甲會圖)’를 이렇게 수월하게 만나게 되다니 운이 좋다 해도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죽림영당(竹林影堂)은 1696년(숙종22)에 ‘민광도(閔光道, 1625~1713), 민광시(閔光時, 1626~1696), 변숙(邊淑, 1625~1695), 신영식(申永植, 1625~1694), 왕린(王燐, 1625~?), 이후직(李後稷, 1624~1688), 지성구(池聖龜, 1625~1702)’ 칠현의 회갑연을 그린 ‘칠현갑회도’를 봉안하기 위하여 세운 영당이다.

처음에는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에 있었으나 1871년(고종8)에 서원 철폐령이 내려진 후 허물어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1970년에 중건되었고, 1978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 세웠다.

우리가 만나고 있는 지금의 죽림영당은 1980년에 ‘죽림영당(竹林影堂)’이라는 현판을 달고, 1985년에 개축한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고, 목조로 만든 기와집으로 내부는 통간 방에 쌍문을 달고 앞퇴를 두었으며, 마당은 돌로 가지런히 정리했다. 그리고 1987년에는 삼문을 세우고 기와를 얹은 담장을 둘렀다.

죽림영당을 찾은 방문객이라면 ‘칠현갑회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칠현갑회도는 1686년(숙종12)에 칠현의 회갑을 기념하여 제작된 그림으로, 청주(淸州) 보살사(菩薩寺)를 배경으로 하여 앞쪽에 칠현이 일렬로 서고 계단 아래에 자제들이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가로 113cm의 채색된 그림을 견본(絹本)으로 부모산(父母山) 부도암(浮屠庵)에 있던 것을 의인화상(義人和尙)이 그렸다고 전해진다.

죽림영당에 배향된 칠현 중의 한 사람인 왕린(王燐, 1625~?)은 조선 시대의 문인으로 본관은 개성, 자는 군해(君海)이다. 통덕랑(通德郞)인 그는 임진왜란 때 훈신(勳臣)인 왕옥(王玉)의 손자이기도 하다.

≪ 청주대학교 교수 겸 지역가치창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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