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 교수의 청주인물 이야기

문숙영당(文肅影堂)은 1910년, 고려시대 중기에 여진족을 정벌한 윤관(尹瓘) 장군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내추리 211-6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문숙영당은 북이면의 넓은 들을 마주한 문숙공원의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문숙공원을 알리는 표지석을 만난 반가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곳에 세덕사(世德祠)가 함께 있음에 놀라움이 생긴다. 문숙영당은 1987년 충북 유형문화재 제160호로 지정된 윤관(尹瓘) 장군(將軍)의 영정(影幀)을 모신 곳이고, 세덕사(世德祠)는 윤형을 제사지내는 공간이다.

문숙공원 안쪽으로 넉넉하게 마련된 주차장에 타고 간 차를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니 중앙에 서있는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무성한 나뭇잎과 그 몸체가 하늘을 향해 늠름하게 서 있는 것을 보니 수령이 수 백 년은 넘어 보인다. 아마 후손들이 모르는 장군의 이야기를 그는 알고 있으리라.

주변이 민가로 둘러싸인 문숙공원의 안쪽을 살펴보니 왼쪽은 세덕사가, 오른쪽에 윤관의 영정을 모셔둔 호남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단정한 고가(古家)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 예스럽기 그지없다.

고려 시대, 여진족(女眞族)을 정벌하고 9성을 쌓아 자주국방을 든든하게 이끌어 준 윤관 장군의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배어있는 호남사가 충북 청주의 북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뿌듯함이 밀려온다. 지금도 매년 3월 10일이 되면 이곳에서 춘향제(春享祭)를 봉행하고 있다고 한다.

‘호남사(湖南祠)’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이곳은 1980년에 다시 세우고, 1984년에 보수하여 그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1칸인 처마 끝의 서까래 위에 짧은 서까래를 잇대어 달아낸 처마[겹처마] 건물의 모서리에 추녀가 없이 용마루까지 측면 벽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맞배지붕] 목조 기와집이다. 정면에 행랑채의 지붕보다 높이 솟게 지은 대문[솟을대문]을 세우고 담장을 둘렀으며, 내부는 집 안의 칸이 막히지 아니하고 서로 통하여 하나로 된 것[통간(通間)] 마루방에 대청 앞쪽에 다는 네 쪽 문[분합문(分閤門)]을 달고 앞마루를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문에 기척을 넣어보니 굳게 잠겨 있다. 예전에는 상시 개방해 놓아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윤관의 영정을 볼 수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영정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한 날에만 개방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인다.

그러나 윤관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잠시나마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직접 만난 것에 만족하며 호남사(湖南祠)를 뒤로 하였다.

/황경수, 청주대학교 교수 겸 지역가치창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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