ᄯᅥ러지는 가을

조명희

 

성근락목형해(落木形骸)새이

등(燈)불은랭막(冷寞)의ᄭᅮᆷ으로빗처

너의언가슴속으로쉬여나오는한숨갓치

지면(地面)을슷처가는바람에구르는입

사르르굴러ᄯᅩ사르르

스러저가는세상외로운자(者)의넉시언가

 

‘성근’의 ‘성글다’는 ‘물건의 사이가 뜨다.’이며 ‘성기다’와 같은 뜻이다. 예문으로는 ‘잎이 거의 다 떨어진 탱자나무의 성긴 가지 사이로 서너 명의 코흘리개들 모습이 얼비쳐 보였다.≪조정래, 태백산맥≫ 점심때까지만 해도 성기던 빗줄기가 그새 드세어진 것인지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거칠어져 있었다.≪이상문, 황색인≫’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성기다<긔다<석상>/섯긔다<두시-초>’이다.

‘락목/낙목(落木)’의 ‘낙목’은 ‘잎이 진 나무.’를 일컫는다.

한글 맞춤법 제12항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예를 들면, ‘낙원(樂園)/락원, 뇌성(雷聲)/뢰성, 누각(樓閣)/루각, 능묘(陵墓)/릉묘’ 등이 있다. 그러므로 ‘낙목’으로 적어야 한다.

‘낙목(落木)형해(形骸)’는 ‘잎이 진 나무의 빈 줄기.’를 뜻한다.

‘빗처/비쳐’의 ‘비추다’는 ‘빛을 내는 대상이 다른 대상에 빛을 보내어 밝게 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난로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루를 비추고 어둠이 짙게 서린 뜰에는 늦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한수산, 유민≫ 조금 좋지 못하던 일기는 홀연히 개어서 서창을 비추는 저녁 빛은 두 사람의 마음을 명랑하게 하였다.≪한용운, 흑풍≫’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비추다<비취다<용가>’이다.

‘가슴속’은 ‘마음속’이라는 뜻이다. 예문으로는 ‘가슴속 깊이 간직한 추억. 그는 일기장을 펼치고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적었다.’ 등이 있다.

‘쉬여’의 ‘쉬다’는 ‘입이나 코로 공기를 들이마셨다 내보냈다 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숨을 쉬다. 가쁜 숨을 쉬다가 한참 만에 후유 하고 숨을 길게 내쉬고….≪홍명희, 임꺽정≫’ 등이 있다.

‘한숨갓치/한숨같이’의 ‘같이’는 ‘앞말이 보이는 전형적인 어떤 특징처럼’의 뜻을 나타내는 격 조사이다. 변천 과정은 ‘같이<티<월곡>←+-+-이’이다.

‘슷처/스쳐’의 ‘스치다’는 ‘어떤 느낌, 생각, 표정 따위가 퍼뜩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감방 문이 열리는 동시 기관총의 탄환이 우박처럼 쏟아질 것 같은 전율이 등골에 스치기도 하고….≪이병주, 지리산≫ 조준구 얼굴에 잠시 당황해하는 빛이 스치다가 본시의 유연한 태도로 돌아간다.≪박경리, 토지≫’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스치다<슷치다<소언>’이다.

‘스러저/스러져’의 ‘스러지다’는 ‘형체나 현상 따위가 차차 희미해지면서 없어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더라.≪법정, 무소유≫’가 있다. 변천 과정은 ‘스러지다<스러디다<석상>←슬-+-어+디-’이다.

*‘쓰러지다’는 ‘힘이 빠지거나 외부의 힘에 의하여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에 눕는 상태가 되다.’의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쓰러지다<러디다<법화>←-+-어+디-’이다.

‘넉시언가/넋이언가’의 ‘-ㄴ가’는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하게할 자리에 쓰여, 현재의 사실에 대한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이다. 예문으로는 ‘자네 어디 아픈가? 그래, 아버님은 안녕하신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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