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丹齋) 신채호(1880~1936)가 내년이면 수립 100주년을 맞는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임정)를 부정한 것은 임정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1875~1965)과의 독립노선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와 3·1운동및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연구소가 지난 14일 오후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마련한 '단재 신채호 자료의 발굴과 해석'을 주제로 한 '2018 단재 학술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단재 신채호의 사상과 독립운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란 주제 발표에서 박교수는 임정 초기 임시의정원 전원위원회 위원장과 충청도 의원으로 선임되는 등 초기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단재가 임정을 부정한 것은 임정의 존재나 필요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며 "이승만과 그 추종세력들의 미국 의존적인 외교론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승만은 1919년 2월 '장래 완전한 독립을 보장한다는 전제 아래 일본의 통치로부터 한국을 해방해 국제연맹의 위임통치 아래 두는 조치'를 미국 윌슨 대통령에게 청원했다.

이 위임통치 청원을 매국·매족행위로 규정하고 이승만을 강력하게 규탄했던 단재는 1919년 8월18일 의원에서 해임됐고 다음 달인 9월 19일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한편 박 교수는 단재의 아나키즘과 아나키스트 활동과 관련해서는 "단재의 아나키즘을 민족주의와 대비하거나 분리해 평가해선 안 되고, 심지어 대립적 관점이나 민족주의로부터의 이탈로 해석하는 것은 교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단재는 3·1운동을 계기로 민중 해방을 표방한 아나키즘에 공감했다"고 밝히고 "단재는 임종하는 순간까지 아나키즘 사상을 바탕으로 동방피압박민족연대론을 신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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