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조명희

 

볏발이 ᄯᅡ시거늘

양지(陽地)ᄶᅩᆨ 마루ᄭᅳᆺ헤

나어린처녀(處女)세음으로

두다리ᄶᅮᆨ벗고거러안자

생각에ᄭᅳ을니여 조을던마음이

얄굿게도ᄶᅩ이는볏발에 갑작이놀나

행여나 봄인가하고

반가운듯 두려운듯.

 

‘볏발/볕발’의 ‘볕발’은 ‘햇발’이다. ‘햇발’은 ‘사방으로 뻗친 햇살’이며, ‘일각(日脚)ㆍ햇귀’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햇발이 퍼지다. 집 안에서는 어두운 것 같더니 길거리는 아직 햇발이 남아 있고 전등이 들어와서 어중되게 환하다.≪염상섭, 무화과≫’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햇발<발<두시-중>←+-ㅅ+발’이다.

‘빛발’은 ‘내어 뻗치는 빛의 줄기.’를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빛발이 세다. 소나무들의 그 촘촘한 잎 새로도 가느다란 빛발이 줄줄이 새어 흐르다가….≪현진건, 무영탑≫’ 등이 있다.

‘ᄯᅡ시거늘/따시거늘’의 ‘따뜻하다’는 ‘덥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알맞게 높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따뜻한 햇살. 따뜻한 봄바람. 방 안이 따뜻하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따뜻하다<다←다<월석>[←-+-]/다<구방>’이다. ‘-거늘’은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으옵-’ 따위의 뒤에 붙어, ‘까닭이나 원인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예문으로는 ‘하루는 거룩하신 얼굴에 손톱자국이 있거늘 왕대비 크게 노하시어….≪박종화, 금삼의 피≫’가 있다.

‘ᄭᅳᆺ헤/끝에’의 ‘끝’은 ‘시간, 공간, 사물 따위에서 마지막 한계가 되는 곳.’을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마루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복도 맨 끝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이 세상 끝까지 함께하리라.’ 등이 있다.

‘거러안자/걸터앉아’의 ‘걸터앉다’는 ‘어떤 물체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 걸치고 앉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난간에 걸터앉으면 위험합니다. 그는 잠시 서성거리다가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나는 땅으로 내려가기 전에 나뭇가지에 다람쥐처럼 걸터앉아 배낭과 총을 불룩하게 안고 좀 쉬기로 했다.≪안정효, 하얀 전쟁≫’ 등이 있다.

‘ᄭᅳ을니여/끌리어’의 ‘끌리다’는 ‘끌다’의 피동사이며, ‘어떤 사실이나 글을 옮겨 오거나 옮겨 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그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다. 향긋한 술 냄새에 끌려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가 퉁소를 불자 그 소리에 끌려 사람이 주위에 몰려들었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끌다<다<을다<으다<다<그다<월석>’이다.

‘조을던/졸던’의 ‘졸다’는 ‘잠을 자려고 하지 않으나 저절로 잠이 드는 상태로 자꾸 접어들다.’의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졸다<올다<석상>’이다.

‘얄굿게/얄궂게’의 ‘얄궂다’는 ‘야릇하고 짓궂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얄궂게도 우리는 그렇게도 기다리던 유엔군의 입성을 사흘 앞두고 그들의 폭격을 받아 쓰러졌던 것이다.≪한무숙, 돌≫ 호젓한 방 안에 단둘이 마주 앉으니, 그렇잖아도 몹시 멋쩍고 어색한 터인데 더욱 기분이 얄궂었다.≪하근찬, 야호≫’ 등이 있다.

‘ᄶᅩ이는/쪼이는’의 ‘쪼이다’는 ‘쬐다’이며, ‘볕이나 불기운 따위를 몸에 받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해수욕장에서 햇볕을 너무 많이 쬐어 피부에 화상을 입었다. 모닥불에 젖은 옷을 쬐어 말리다. 난롯불에 언 손을 쬐고 있는데 누군가 커피를 끓여 왔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쬐다<다<월석>’이고, 쬐이다<이다<언태>‘이다.

‘갑작이/갑자기’의 ‘갑자기’는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온몸이 앞으로 쏠렸다.’ 등이 있다.

한글 맞춤법 제23항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붙임]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또는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를 들면, ‘귀뚜라미, 기러기, 깍두기, 꽹과리, 날라리, 누더기, 동그라미, 두드러기, 딱따구리, 매미, 뻐꾸기, 얼루기, 칼싹두기’ 등이 있다. 그러므로 ‘갑자기’로 적어야 한다.

‘반가운듯/반가운∨듯’의 ‘듯’은 어미 ‘-은’, ‘-는’, ‘-을’ 뒤에 쓰여, ‘듯이’의 준말이다. 예문으로는 ‘아기는 아버지를 빼다 박은 듯 닮았다. 마치 구름을 걷는 듯 도무지 생시가 아닌 것만 같았다. 지금도 하얀 눈을 보면 그때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듯 느껴진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듯<<능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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