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청명한 가을 날씨에 힘입어 관람객 41만여 명을 돌파하며 21일간의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는 21일 저녁 6시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 조성된 직지숲(한석현 作)에서 폐막식을 갖고 ‘직지 숲으로의 산책’을 모두 마쳤다.

이날 폐막식은 ‘균형과 조화’를 하모니로 담아낸 상상챔버오케스트라의 식전공연과 조직위원장, 시의장, 금속활자장, 자원봉사자, 직지홍보단 등 8인이 함께한 천년대종 타종으로 시작됐다.

이어 직지코리아 스물 한 날의 시간과 기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참석자들에게 또 다른 기록의 의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 두 번째 국제행사, 금속활자 발명국의 입지 확인

<2018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2003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해오던 청주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해 2016년 국제행사로 승격된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진 국제행사였다.

정부로부터 <청주직지문화특구>로 지정받은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활용도를 높였으며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주조전시관 ▶흥덕사지 ▶고인쇄박물관 ▶한국공예관 등 전시공간의 확대로 국제행사다운 규모와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평창올림픽에서 호평을 얻었던 ‘고려 건국 1100년, 고려황국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특별전’의 전시품 일부를 유치해 <개성 만월대 발굴유물 특별전>으로 고려의 금속활자를 선보임으로써, 직지를 탄생시킨 고려가 금속활자의 발명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다시금 방점을 찍었다.

■ 기록문화의 성지 청주, 인쇄문화도시의 새로운 전기 마련

지난 1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inting Museums, IAPM)창립식이 개최됐다.

이를 계기로 ‘청주’는 기록의 보존과 복원, 문화유산의 가치 보전에 대한 국제적인 담화의 장 중심에 서게 됐고,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2018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또한 제7회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과 직지상2.0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기록문화도시로서 국제적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청주시에 건립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유네스코 사무총장보가 직접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여 향후 유네스코 포럼으로의 격상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 ‘직지’의 내면적 가치 확인...전시기획의 새 지평 열어

직지의 내면적 가치에 주목한 전시들은 기존 축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역사적이고 인쇄학적인 사실을 넘어, 직지에 담긴 내용과 그 내용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에 대한 고민이 담긴 주제전 ‘무심의 숲’은 국내외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고른 호평을 얻었다.

또한 구텐베르크 42행 성서에 ‘직지’와 ‘고려의 문명’이 영향을 끼쳤을 거란 가설과 학계의 주장을 풀어낸 직지로드 전시, 그리고 ‘솜 전투 필름’과 ‘그림형제 원화’, ‘KBS이산가족찾기 생방송’등 4가지 세계기록유산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 등은 직지를 콘텐츠로 한 전시기획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 시민과 함께! 색다른 체험으로 관람객 매료

2016년 최고 인기프로그램이었던 1377고려저잣거리는 기존의 고인쇄박물관 주차장에서 청주세계문자의 거리로 이동해 한층 더 안정된 연출을 선보였다.

‘고려로의 시간여행’이란 기획의도를 최대한 구현해, 고려두부와 사찰음식 등 전통음식체험과 고려한복 체험을 강화했고 의·식·주를 망라해 직지가 탄생한 고려의 문화와 정신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행사장 내 흥덕로 ‘차 없는 거리’도 연일 거대한 캔버스로 변신해 목표 관람객 돌파를 견인했다.

도로 위에 색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그라운드 아트’는 가족들이 함께 하기 좋은 색다른 체험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모여들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시민참여로 진행된 ‘충북천년대종’타종도 21일 동안 직지코리아의 밤을 알리는 전령이자 인기 체험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 21일간 계속되는 공연, 즐거운 축제의 장 마련

개막일부터 21일간 직지 숲 주무대를 책임진 미디어쇼는 직지의 내용과 가치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직지코리아만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시했다는 평이다.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와 무빙 헤드 레이저, 발광큐브, 프로젝션 맵핑 등 최신 미디어 기법이 만난 미디어쇼는 한석현 작가의 직지숲 작품과 어우러져 매일 환상적인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다.

가을음악회와 구민의 날, 직지 돗자리콘서트, 다도가 있는 테마음악회 등 다양한 주제로 공연이 이어졌고, ‘크러쉬’와 ‘옥상달빛’, ‘브로콜리 너마저’ 등 인기 가수들이 방문한 매주 토요일의 릴레이 힐링 콘서트는 공연마다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직지코리아의 흥행을 책임졌다.

매일 오후 1시, 3시, 5시에 1377고려저잣거리에서 펼쳐진 마당극은 판소리부터 버스킹 공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모든 연령대의 관람객이 시간 맞춰 찾는 프로그램이 됐다.

다채로운 공연뿐 만 아니라 도올특강, 유병재의 청춘토크콘서트, 골든씨드 토크콘서트 등 직지에 대한 내면적 가치를 넘어 쟁점적 이슈 마저도 흥미롭게 풀어낸 프로그램들은 직지코리아를 풍성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특히 직지와 구텐베르크 영향관계와 직지 반환 문제 같은 첨예한 국제적 이슈를 공론화한 직지 토크 콘서트는, 직지의 도시로서 청주가 풀어가야 할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 전시공간별 동선 연계 아쉬워, 주목도 감소 등도 과제

기록문화 도시로서 청주의 국제적 위상을 다진 성과에 비해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조직위는 흥덕로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고, 금속활자주조전시관의 금속활자 상시 시연, 세계기록유산전 중 KBS이산가족찾기 생방송과 강익중의 글로벌 작가전을 한국공예관에 전시하는 등 축제 주무대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고인쇄박물관 일원까지 확장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청주예술의 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사이 왕복 4차선 도로로 인한 전시 공간의 이원화를 대비한 동선연계가 따라주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관람의 기회 확대를 위해 선정한 21일의 행사기간이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축제의 주목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직위는 8일 동안 진행된 2016년 축제 당시 직장인과 전국의 관람객이 찾기엔 행사기간이 다소 짧았다는 평을 보완해, 올해는 축제기간을 3주로 조정했다.

하지만 전국의 축제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는 10월의 특성 상 시간이 흐를수록 행사 주목도가 새로 개최되는 축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될 수밖에 없어, 효율적인 축제기간에 대한 절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주출입구의 부재로 인해 관람객 집객상황이 분산돼 취합에 어려움을 겪은 점, 이른 가을 추위로 콘서트 등 야간 행사에 관람객의 불편이 따랐던 점 등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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