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초상찬(人間肖像讚)

 조명희

 

그러고 사람들아 드르라.

저 검은바위가입버림을 대지(大地)가입버림을

별의말을드르라! 사람의말을드를지어다!

알수읍는나라의 구비치는물결의

아름다운소리를 전하는그의노래를드르라.

아아그는 님에게밧칠송배(頌盃)를가슴에안고

영원(永遠)의거문고줄을발바갈제

허리에찬순례(巡禮)의방울이

거름거름이 거문고소리에 아울너요란하도다

아아사람들아! 업드릴지어다 이영원상(永遠相)압헤….

 

‘버림을/벌림을’의 ‘벌리다’는 ‘둘 사이를 넓히거나 멀게 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그는 당황한 나머지 두 팔을 벌려 제지하는 몸짓을 지었다. 다른 때같이 다락문을 열지 못하고 빠끔하게 틈을 벌리고 가만히 들여다보았다.≪홍명희, 임꺽정≫’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벌리다<버리다<두시-초>←벌-+-이-’이다.

‘알수/알∨수’의 ‘수’는 ‘어떤 일을 할 만한 능력이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모험을 하다 보면 죽는 수도 있다. 늦가을의 태양은 지리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떠 있었다.≪문순태, 피아골≫’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수<슈<번소><手’이다.

한글 맞춤법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므로 ‘알∨수’로 띄어 서야 한다.

‘구비치는/굽이치는’의 ‘굽이치다’는 ‘물이 힘차게 흘러 굽이가 나게 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굽이치는 물결. 장대비가 내리꽂히더니 그새 물이 불어나서 도랑에는 흙탕물이 굽이치며 콸콸 내리쏟아지고 있었다.≪박경리, 토지≫’ 등이 있다.

‘밧칠/받칠’의 ‘받치다’는 ‘물건의 밑이나 옆 따위에 다른 물체를 대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삽짝을 작대기로 받쳐 놓은 어머니는 얼른 아들 옆에 와서 귀엣말을 했다.≪안수길, 북간도≫ 가야금을 두 손으로 받쳐 나왔다.≪한수묵, 유수암≫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는 곳에는 강철 파이프와 철근 기둥으로 받쳐 놓았지만 어쨌든 호텔은 대폭 수리를 해야 할 형편이었다.≪황석영, 무기의 그늘≫’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받치다<바티다<선가>←받-+-히-’이다.

‘거문고’는 ‘우리나라 현악기의 하나’이다. 오동나무와 밤나무를 붙여 만든 장방형의 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여섯 개의 줄이 걸쳐 있다. 술대로 줄을 뜯어서 연주하는데, 관현악에 반드시 편성되며 독주 악기로도 널리 사용하며, ‘자기금ㆍ초미금ㆍ현학금’이라고도 한다.

‘거름거름/걸음걸음’의 ‘걸음걸음’은 ‘각 걸음. 또는 모든 걸음’이며, ‘보보(步步)’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걷는 걸음걸음 차성희를 찾아볼 의사를 굳혀 볼 작정이었다.≪이병주, 행복어 사전≫ 발을 옮겨 놓을 때마다 걸음걸음에 치마폭 너풀거리는 것이 제가 보기에도 무지개보다도 고왔다.≪정비석, 성황당≫’ 등이 있다.

‘아울너/아울러’의 ‘아울러’는 ‘동시에 함께’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지혜와 용기를 아울러 갖추다. 어떤 절도 사건의 내용을 쓰고, 아울러 그 절도 사건을 취급한 경찰의 태도를 쓴 겁니다.≪이병주, 행복어 사전≫’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아울러<←아오로<법화>←아올-+-오’이다.

‘아우르다’는 ‘여럿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 판이 되게 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그 적서 열여덟 분의 힘을 아우르면 이 세상에 무서울 자 없었다.≪김동인, 대수양≫ 그 처소는 저세상과 이 세상을 아울러서, 한편 문은 무덤으로 통하고 한편 문은 세상으로 통하였다.≪한용운, 흑풍≫’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아우르다<아올다<월석>’이다.

‘업드릴지어다/엎드릴지어다’의 ‘엎드리다’는 ‘배를 바닥에 붙이거나 팔다리를 짚고 몸 전체를 길게 뻗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우리는 교실 바닥에 엎드려서 벌을 받았다. 성우는 몸을 뒤치어 침대에 엎드리며 눈을 감았다.≪이원규, 훈장과 굴레≫’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엎드리다<업더리다<두시-초>/업들다<두시-초>[←엎-+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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