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조명희

 

바둑이도[犬名] 정드러보아라

그는

더러움보다 귀여움이더하리라.

살무사(殺母蛇)도 정드러보아라.

그는

미움보다 불상함이더하리라.

 

‘바둑이/바두기’의 ‘바둑이’는 ‘털에 검은 점과 흰 점이 바둑무늬 모양으로 뒤섞여 있는 개. 또는 그런 개의 이름.’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우리 집 바둑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잠이 들어 있는 다섯 마리 강아지 속에는 틀림없는 누렁이가, 검둥이가, 바둑이가 섞여 있는 게 아닌가.≪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 등이 있다.

‘정드러/정들어’의 ‘정들다’는 ‘정이 생기어 깊어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김원일, 도요새에 관한 명상≫ 며칠 같이 지내는 동안 그애와 많이 정들었다.’ 등이 있다.

‘살무사’는 ‘살무삿과의 뱀’이며, 흔히 쇠살무사ㆍ까치살무사와 함께 살무삿과를 통틀어 이르기도 한다. 몸의 길이는 70cm 정도이며, 엷은 회색이다. 등 쪽에 검은 회색의 둥근 무늬가 20쌍 정도 있고 배 쪽은 흰색에 검은 얼룩무늬가 흩어져 있다. 온몸이 비늘로 싸여 있고 머리는 납작한 세모 모양인데 정수리에 큰 비늘이 있다. 목이 가늘고 독니가 있다. 난태생으로 5~12마리의 새끼를 초여름에 낳는데 쥐, 개구리, 작은 뱀 따위를 잡아먹는다. 산의 풀밭에 사는데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남도살무사ㆍ독사(毒蛇)ㆍ독사뱀ㆍ복사(蝮蛇)ㆍ살모사ㆍ섬사(蟾蛇)’ 등으로 불린다.

‘불상함이/불쌍함이’의 ‘불쌍하다’는 ‘처지가 안되고 애처롭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관객들은 영화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불쌍하여 눈물을 흘렸다. 생각할수록 명례댁은 철없는 어린것들을 데리고 구만리 같은 앞길을 청상으로 살아야 할 딸이 불쌍하여 한숨을 내쉬었다. ≪김원일, 불의 제전≫’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불쌍하다<불상다<불샹다<계축>←불샹+-’이다. ‘이’는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 ‘어떤 상태를 보이는 대상이나 일정한 상태나 상황을 겪는 경험주 또는 일정한 동작의 주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이다.

*‘체언(體言)’은 ‘문장에서 주어 따위의 기능을 하는 명사, 대명사, 수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몸말ㆍ임자씨’라고도 한다.

*‘수사(數詞)’는 ‘사물의 수량이나 순서’를 나타내는 품사이다. 양수사와 서수사가 있으며, ‘셈씨ㆍ수 대명사ㆍ수량 대명사’ 등으로 불린다.

*‘양수사(量數詞)’는 ‘수량을 셀 때 쓰는 수사’이다. 하나, 둘, 셋 따위이며, ‘기본 수사ㆍ셈낱씨ㆍ기수사(基數詞)ㆍ원수사ㆍ으뜸셈씨’로도 불린다.

*‘서수사(序數詞)’는 ‘순서를 나타내는 수사’이다. 첫째, 둘째, 셋째 따위의 고유어 계통과 제일, 제이, 제삼 따위의 한자어 계통이 있으며, ‘셈매김씨ㆍ순서수ㆍ순서 수사ㆍ차례셈씨’ 등으로 불린다.

‘더하리라’의 ‘더하다’는 ‘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추위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하다. 너의 요구 조건은 악덕 채권업자보다 더하다. 조세 부담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하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더하다<더다<월곡>[←더+-]/←더으다<용가>’이다.

저작권자 © 충청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