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成熟)의 축복(祝福)

조명희

 

가을이되엿다 마을의동무여

저 너른들로 향하야나가자

논틀길을발바가며 노래부르세

모-든 이삭들은

다복다복고개를 숙이여「ᄯᅡᆼ의어머니여!

우리는다시그대에게로도라가노라」한다

동무여! 고개숙여라 긔도하자

저 모든이삭들과 한가지…….

 

‘되엿다/되였다’의 ‘되다’는 ‘어떤 때나 시기, 상태에 이르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시집갈 나이가 다 된 과년한 딸. 이제는 계절이 봄이 되었다. 잉어는 수온이 10도 이상이 되면 먹이를 찾기 시작한다. 그때쯤 되면 대강 갈피를 잡을 수 있을 테니까.≪이병주, 지리산≫’ 등이 있다.

‘너른/넓은’의 ‘넓다’는 ‘면이나 바닥 따위의 면적이 크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넓고 기름진 평야. 넓고넓은 푸른 바다. 넓고 반듯한 이마.’ 등이 있다.

한글 맞춤법 제15항 용언의 어간과 어미는 구별하여 적는다. 예를 들면, ‘좇다/좇고/좇아/좇으니, 깎다/깎고/깎아/깎으니, 넓다/넓고/넓어/넓으니, 훑다/훑고/훑어/훑으니, 읊다/읊고/읊어/읊으니’ 등이 있다. 그러므로 ‘넓은’으로 적어야 한다. 변천 과정은 ‘넓다<넙다<석상>’이다.

‘발바/밟아’의 ‘밟다’는 ‘발을 들었다 놓으면서 어떤 대상 위에 대고 누르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지뢰를 밟다. 브레이크를 밟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밟다<다<석상>’이다.

‘이삭’은 ‘벼, 보리 따위 곡식에서, 꽃이 피고 꽃대의 끝에 열매가 더부룩하게 많이 열리는 부분.’을 일컫는다.

‘숙이여/숙이어’의 ‘숙이다’는 ‘숙다’의 사동사이다. ‘숙다’는 ‘앞으로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머리를 숙여 인사하다. 동승은 멀어져 가는 노승의 등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김성동, 연꽃과 진흙≫. 순남이는 저를 알아보더니만 그만 고개를 푹 숙이겠지요.≪이기영, 신개지≫’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숙이다<수기다<석상>←숙-+이-’이다.

‘ᄯᅡᆼ/땅’의 ‘땅’은 ‘강이나 바다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을 제외한 지구의 겉면.’의 뜻이다. 변천 과정은 ‘땅</ㅎ<<석상>’이다.

‘도라가노라/돌아가노라’의 ‘돌아가다’는 ‘원래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거나 다시 그 상태가 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아버지는 고향에 돌아가시는 게 꿈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부모에게 돌아갔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돌아가다<도라가다<용가>←돌-+-아+가-’이다.

한글 맞춤법 제15항 [붙임 1]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고, 그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1)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예를 들면, ‘늘어나다, 돌아가다, 되짚어가다, 들어가다, 떨어지다, 벌어지다, 엎어지다, 접어들다, 틀어지다, 흩어지다’ 등이 있다. 그러므로 ‘돌아가노라’로 적어야 한다.

‘긔도/기도(祈禱)’의 ‘기도’는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절대적 존재에게 빎. 또는 그런 의식.’을 의미하고, ‘도기(禱祈)ㆍ도이(禱爾)’라고도 한다.

‘한가지’는 ‘형태, 성질, 동작 따위가 서로 같은 것.’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그들은 내외가 한가지로 마음씨가 고와요. 주인과 나그네가 한가지로 술에 거나하게 취하였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한가지<가지<석상>←+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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