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아침

정지용

 

쥐나 한마리 훔켜 잡을 듯이/미다지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치워라.

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

빠알간 산새새끼가 몰레ㅅ북 드나들듯.

 

 

‘마리’는 ‘짐승이나 물고기, 벌레 따위’를 세는 단위이다. 예문으로는 ‘소 한 마리. 새 두 마리. 모기 다섯 마리’ 등이 있다.

‘훔켜잡을’의 ‘움켜잡다’는 ‘손가락을 우그리어 힘 있게 꽉 잡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노인이 두루마기 자락을 움켜잡고 바람 속에 서서 민둥산을 훑어보았다.≪송기원, 월행≫ 어머니가 작은이모의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윤흥길, 장마≫’ 등이 있다.

‘미다지’의 ‘미닫이’는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 또는 그런 방식의 문이나 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상매는 벌떡 일어서면서 미닫이를 드르륵 열고는 하인에게 소리쳤다.≪유주현, 대한 제국≫ 모친이 또 한 번 소리를 치니까 그제야 머리맡 미닫이를 밀치고 경애가 잠이 어린 눈으로 내다본다.≪염상섭, 삼대≫’ 등이 있다.

‘치워라’의 ‘춥다’는 ‘몸이 떨리고 움츠러들 만큼 찬 느낌이 있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아, 추워. 담요 좀 가져다줘. 오슬오슬 춥고 머리가 띵하다 한다.≪염상섭, 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춥다<칩다<월석>’이다.

‘넝쿨/덩굴’은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를 말한다. 예문으로는 ‘뒤엉킨 덩굴 더미를 뒤적거려 참외를 고르던 이장이 말했다.≪이문구, 으악새 우는 사연≫ 머루와 다래 덩굴이 엉킨 경사진 언덕 아래, 언제 올라왔는지 산지기 늙은이 모녀가 머루를 따며 지껄이고 있었다.≪계용묵, 유앵기≫’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덩굴<울<칠대>’이다.

‘드나들듯’은 ‘드나들∨듯’으로 띄어 써야 한다. ‘드나들다’는 ‘일정한 곳에 자주 왔다 갔다 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그러나 주 수입이라고 해도, 끼니를 제외하고 담배와 차를 마시고 가끔 당구장에 드나들고 나면 이따금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을 정도였다.≪김승옥, 차나 한잔≫’가 있다. 변천 과정은 ‘드나들다<드나다<원각>←들-+나-+-’이다.

한글 맞춤법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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