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月消息

정지용

 

오동(梧桐)나무 꽃으로 불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내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記憶)만이 소근 소곤거리는구나.

 

‘오동나무(梧桐--)’는 ‘현삼과의 낙엽 활엽 교목’이다. 높이는 15미터 정도이며, 잎은 마주나고 넓은 심장 모양이다. 5~6월에 보라색 꽃이 원추(圓錐) 화서로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의 삭과(蒴果)로 10월에 익는다. 재목은 가볍고 고우며 휘거나 트지 않아 거문고, 장롱, 나막신을 만들고 정원수로 재배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남부 지방의 인가 근처에 분포한다.

‘밝힌’의 ‘밝히다’는 ‘밝다’의 사동사이다. 예문으로는 ‘등불을 밝히다. 횃불을 밝혀 들다. 촛불을 밝혀 놓다. 안방에서도 등잔에 불을 밝혔는지 장지문이 환해졌다.≪박경리, 토지≫’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밝히다<키다<기다<용가>←-+-이-’이다.

‘그립지’의 ‘그립다’는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떤 것이 매우 필요하거나 아쉽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그는 그녀와 함께 보낸 지난 여름이 가슴이 저리게 그리웠다. 이제는 고향에 돌아가 그리운 부모 처자와 상봉하게 되리라 싶었던 것은 한낱 부질없는 꿈이었다.≪하근찬, 야호≫’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그립다<그립다<월곡>←그리-+-ㅸ-’이다.

‘나그내’의 ‘나그네’는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을 말하며, ‘객려(客旅)ㆍ여인(旅人)ㆍ유자(遊子)ㆍ행객(行客).’이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나그네<나그내<월석>/나내<능엄>’이다.

‘시시로(時時-)’는 부사이며, ‘때때로’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시시로 퐁퐁하고 떨어지는 수도의 물방울 소리가 쓸쓸하게 들릴 뿐.≪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 그는 시시로 뒷산에 올라 하늘과 강물과 숲과 들판을, 철 따라 다양하게 변모하는 자연을 볼 수 있었고….≪박경리, 토지≫’ 등이 있다.

‘이마’는 ‘얼굴의 눈썹 위로부터 머리털이 난 아래까지의 부분.’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이마가 훤하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이마<니맣<석상>’이다.

‘고이다’는 ‘괴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손으로 턱을 고이다. 소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쇠막대기로 고여 놓았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고이다<↼괴오다<석상>’이다.

‘소근소근’의 ‘소곤소곤’은 부사이며,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꾸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이 안내원 여자는 관광객들 사이를 바느질하듯 누비며 소곤소곤 속삭였다.≪박완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등이 있다.

‘소곤거리다’는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꾸 가만가만 이야기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친구들이 알 수 없는 말을 소곤거렸다. 귀에 무엇을 두어 마디 소곤거렸다.’ 등이 있다. ‘-는구나’는 동사 어간이나 어미 ‘-으시-’ 뒤에 붙어, ‘해라할 자리나 혼잣말에 쓰여, 화자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주목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이다. 흔히 감탄의 뜻이 수반된다. 예문으로는 ‘선생님께서는 노래를 참 잘 부르시는구나. 너는 책을 굉장히 빨리 읽는구나. 이곳에서는 은하수가 잘 보이는구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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