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路

정지용

 

포도(鋪道)로 나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윽이 무거웁다.

이마에 촉(觸)하는 쌍그란 계절(季節)의 입술

거리에 등(燈)불이 함폭! 눈물 겹구나.

제비도 가고 장미(薔薇)도 숨고

마음은 안으로 상장(喪章)을 차다.

 

‘포도(鋪道)’는 ‘포장도로’를 말한다. ‘포장도로(鋪裝道路)’는 ‘길바닥에 돌과 모래 따위를 깔고 그 위에 시멘트나 아스팔트 따위로 덮어 단단하게 다져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꾸민 비교적 넓은 길.’을 일컫는다.

‘나리는’의 ‘내리다’는 ‘눈, 비, 서리, 이슬 따위가 오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함박눈이 내리다. 이 지역은 강우가 어느 특정한 계절에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내리는 경향이 있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내리다<리다<용가>’이다.

‘저윽이’의 ‘적이’는 ‘꽤 어지간한 정도로.’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해가 막 떨어진 뒤라 그런지 그녀의 웃음이 적이 붉게 보였다.≪김정한, 모래톱 이야기≫ 그렇다면 별 큰일도 아니구나 싶어 적이 가슴이 가라앉았다.≪박용구, 산울림≫’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적이<져기<석상>←젹-+-이’이다.

‘제비’는 ‘제빗과의 새’이다. 몸의 길이는 18cm 정도이며 등은 윤기가 있는 푸른빛을 띤 검은색이고 배는 흰색이다. 이마에서 위쪽 가슴에 걸쳐 검은 테로 둘러싸인 밤색의 큰 반점이 있다. 꽁지가 가위 모양으로 갈라져 있고 날개가 발달하여 빨리 난다. 열대 또는 아열대인 인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우리나라에서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살다가 가을에 날아간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번식하며, ‘사연(社燕)ㆍ연을(鷰鳦)ㆍ연자(燕子)ㆍ월연(越燕)ㆍ을조(乙鳥)ㆍ의이(鷾鴯)ㆍ현조(玄鳥).’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제비<졔비<져비<훈해>’이다.

‘상장(喪章)’은 ‘거상(居喪)이나 조상(弔喪)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옷깃이나 소매 따위에 다는 표.’를 말한다. 보통 검은 헝겊이나 삼베 조각으로 만들어 붙인다. 예문으로는 ‘팔에 검은 상장을 끼다. 그의 검정 구두와 검정 모자, 검정 옷, 검은 수염은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 가슴에 단 상장처럼 보였다.≪최인호, 지구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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