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海峽

정지용

 

정오(正午) 가까운 해협(海峽)은

백묵흔적(白墨痕迹)이 적력(的歷)한 원주(圓周)!

마스트 끝에 붉은기(旗)가 하늘 보다 곱다.

감람(甘藍) 포기 포기 솟아 오르듯 무성(茂盛)한 물이랑이어!

반마(班馬)같이 해구(海狗)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一一)히 만저주지 않고 지나가다.

전남 진도대교 명량해협에서 열린 명량대첩 축제 한 장면/ 뉴시스

‘정오(正午)’는 ‘낮 열두 시’를 말한다. 곧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는 순간을 이르며, ‘상오(晌午)ㆍ오정(午正)ㆍ오중(午中)ㆍ정오(亭午)ㆍ정중(正中)ㆍ탁오(卓午).’라고도 한다.

‘백묵(白墨)’은 ‘분필’이다. ‘분필(粉筆)’은 ‘칠판에 글씨를 쓰는 필기구’를 말한다. 탄산 석회나 구운석고의 가루를 물에 개어 손가락 정도의 굵기와 길이로 굳혀서 만들며, ‘백묵ㆍ토필(土筆)’이라고도 한다.

‘적력하다(的歷--)’는 ‘또렷하고 분명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태도가 적력하다.’가 있다.

‘마스트(mast)’는 ‘돛대.’라고 한다. ‘돛대’는 ‘돛을 달기 위하여 배 바닥에 세운 기둥.’을 일컬으며, ‘마스트ㆍ범장(帆檣)ㆍ선장(船檣)ㆍ의간(桅杆)ㆍ장간(檣竿).’이라고도 한다.

‘감람(甘藍)’은 ‘양배추’이다. ‘양배추(洋--)’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을 말한다. 잎은 두껍고 털이 없으며 푸르고 희다. 5~6월에 엷은 노란색 꽃이 총상(總狀) 화서로 피고 열매는 견과(堅果)이다. 고갱이가 뭉쳐 큰 공 모양을 이루며 식용한다.

‘물이랑’은 ‘배 따위가 지나는 길에 물결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줄줄이 일어나는 물결.’을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화륜선은 물돼지 물 가르듯 양옆으로 흰 물이랑을 일으키며 기세 좋게 달려왔다.≪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거대한 파도들이 깊은 물이랑을 뒤로 끌면서 말 위에 높이 앉듯 흉흉하게 솟구치고 있었다.≪서정인, 물결이 높던 날≫’ 등이 있다.

‘반마(班馬)’는 ‘중국 전한 시대의 역사가인 사마천과 후한 초기의 역사가 반고’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사마천(司馬遷)’은 ‘중국 전한(前漢)의 역사가(B.C.145?~B.C.86?)’이다. 자는 자장(子長)이다. 기원전 104년에 공손경(公孫卿)과 함께 태초력(太初曆)을 제정하여 후세 역법의 기초를 세웠으며, 역사책 ≪사기≫를 완성하였다.

*‘반고(班固)’는 ‘중국 후한 초기의 역사가ㆍ문학가(32~92)’이다. 자는 맹견(孟堅)이다. 아버지 표(彪)의 유지를 받아 기전체 역사서인 ≪한서≫를 편집하였다. 작품에 <백호통의>, <양도부(兩都賦)> 따위가 있다.

‘해구(海狗)’는 ‘물개’이다. ‘물개’는 ‘물갯과의 바다짐승’이다. 몸의 길이는 수컷은 2미터, 암컷은 1미터 정도이며, 새끼 때는 검고 자라면 등은 회색을 띤 흑색이며 배는 붉은 갈색이다. 몸에는 솜털이 나 있고 귓바퀴와 꼬리가 작으며, 네 다리는 짧고 오리 발처럼 되어 헤엄치기에 알맞다. 수컷은 30~50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고 물고기, 연체동물 따위를 잡아먹는다. 북태평양 특산으로 가을에는 한국, 일본으로도 남하하며, ‘바닷개’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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