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불과 손

정지용

 

고요히 그싯는 손씨로

방안 하나 차는 불빛!

별안간 꽃다발에 안긴 듯이

올뺌이처럼 일어나 큰눈을 뜨다.

 

‘촉불’의 ‘촛불’은 ‘초에 켠 불’이며, ‘촉화(燭火)’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방 안에는 백동 촛대에 눈물을 흘리며 촛불이 타고 있었다.≪박경리, 토지≫ 촛불은 스며드는 바람에도 꺼질 듯 가물거렸으나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최인호, 지구인≫’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촛불<춋블<석상>←쵸+-ㅅ+블’이다.

‘고요히’는 ‘조용하고 잠잠하게.’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그의 한마디로 교실 안이 고요히 가라앉았다. 신부는 여전히 한 폭 그림같이 고요히 서 있다.≪한설야, 탑≫’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고요히<괴요히<괴오히<괴외히<월석>←괴외+-+-이’이다.

‘손씨’의 ‘솜씨’는 ‘손을 놀려 무엇을 만들거나 어떤 일을 하는 재주. 일을 처리하는 수단이나 수완.’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솜씨<*손←손+-+-이’이다.

‘차는’의 ‘차다’는 ‘일정한 공간에 사람, 사물, 냄새 따위가 더 들어갈 수 없이 가득하게 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난초의 향내가 거실에 가득 차 있다. 빽빽하게 모인 사람들의 눈빛이 종대의 시야에 가득 차 들어왔다.≪최인호, 지구인≫’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차다<다<석상>’이다.

‘별안간(瞥眼間)’은 명사이며, ‘갑작스럽고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별안간에 벌어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종천이와 덕주가 사뭇 못마땅해서인지 별안간에 당한 일이라 어리벙벙해서인지 사뭇 쓴 입맛을 물고는 일어선다.≪천승세, 낙월도≫’ 등이 있다.

‘올뺌이’의 ‘올빼미’는 ‘올빼밋과의 새’이다. 등과 배는 누런빛을 띤 갈색이고 세로무늬가 있다. 눈가의 털은 방사상으로 나고 얼굴은 둥근데 뿔털이 없다. 야행성으로 한국, 일본, 아시아 동북부,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천연기념물 제324-1호이며, ‘계효(鷄鴞)ㆍ산효(山鴞)ㆍ토효(土梟)ㆍ효치(梟鴟)ㆍ훈호(訓狐).’라고도 한다. 변천 과정은 ‘올빼미<옷바미<옫바미<두시-초>’이다.

한글 맞춤법 제19항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붙임] 어간에 ‘-이’나 ‘음’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1) 명사로 바뀐 것으로는 ‘귀머거리, 까마귀, 뜨더귀, 마감, 마개, 마중, 비렁뱅이, 쓰레기, 올가미, 주검’ 등이 있다. 그러므로 ‘올빼미’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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