琉璃廠2

 

투명(透明)한 보라ㅅ빛 누뤼알 아,

이 알몸을 끄집어내라, 때려라, 부릇내라.

나는 열(熱)이 오른다.

뺌은 차라리 연정(戀情)스레히

유리에 부빈다, 차디찬 입마춤을 마신다.

쓰라리, 알연히, 그싯는 음향(音響)-

머언 꽃! 도회(都會)에는 고흔 화재(火災)가 오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시열차 유리창에 빗물이 흐르고 있다./뉴시스

‘누뤼’는 ‘우박(雨雹)’이며, ‘큰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를 뜻하며, ‘누리ㆍ백우(白雨)’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우박이 쏟아지다. 장맛비는 계속 판자 지붕을 후려치고 있었다. 때로는 우박이 드럼 치는 소리를 내며 그것을 두들기고 지나갔다.’ 등이 있다.

‘부릇내라’의 ‘부릇되다’는 ‘일이 잘 되어 피어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제가 상전 잘 만난 탓으로 그만치 부릇되었으니…극력 조심하여도 실수하기가 십상팔구거든….≪이해조, 화의 혈≫’가 있다.

‘연정(戀情)’은 ‘이성을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연정을 품다. 연정을 느끼다.’ 등이 있다.

‘부빈다’의 ‘비비다’는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르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양복의 옷소매는 박박 비벼야 때가 빠진다. 나도 따라 두 손바닥을 비비고 꾸벅 절을 했다.≪마해송, 아름다운 새벽≫ 아이가 엄마에게 뺨을 비비며 좋아한다. 나는 그녀와 서로 뺨을 비비며 애정을 나누었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비비다<비븨다<월석>’이다.

‘입마춤’은 ‘입맞춤’이며, ‘성애의 표현으로 상대의 입에 자기 입을 맞춤.’을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연인과의 달콤한 입맞춤. 기훈의 고독한 입맞춤은 너무 격렬하여 여자를 질식시킬 뻔했던 것 같다.≪박경리, 시장과 전장≫’ 등이 있다.

‘화재(火災)’는 ‘불이 나는 재앙. 또는 불로 인한 재난.’을 일컬으며, ‘화난(火難)ㆍ화변(火變)ㆍ화사(火事)ㆍ회록(回祿)ㆍ회록지재.’라고도 한다.

‘오른다’의 ‘오르다’는 ‘기운이나 세력이 왕성하여지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삽시간에 불길이 올라 옆집까지 옮겨붙었다. 기세가 오른 그들은 안하무인이었다. 인기가 오르니까 사람이 달라졌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오르다<오다<용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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