琉璃廠2

 

내어다 보니 아조 캄캄한 밤,

어험스런 뜰앞 잣나무가 자꼬 커올라간다.

돌아서서 자리로 갔다.

나는 목이 마르다.

또, 가까히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안에 든 금(金)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수증기선(水蒸氣船)처럼 흔들리는 창(窓).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시열차 유리창에 빗물이 흐르고 있다./뉴시스

‘아조’의 ‘아주’는 형용사 또는 상태의 뜻을 나타내는 일부 동사나 명사, 부사 앞에 쓰여,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 넘어선 상태로.’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그는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 그 집에서도 아주 골치를 앓고 있답디다.≪한설야, 탑≫ 그는 아주 안성맞춤의 지휘관일세.≪홍성원, 육이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아주<아조<신합>‘이다

‘어험스런’의 ‘어험스럽다’는 ‘짐짓 위엄이 있어 보이는 듯하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그녀는 장군이 되고나니 더욱 더 어험스럽게 보인다. 어린 나이지만 어험스럽게 보인다.’ 등이 있다.

‘잣나무’는 ‘소나뭇과의 상록 교목’이다. 높이는 10~30미터이고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갈색이며 얇은 조각이 떨어진다. 잎은 다섯 개씩 뭉쳐나고 바늘 모양이다. 암수한그루로 5월에 연두색의 단성화가 피고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10월에 열리며 씨는 ‘잣’이라고 하여 식용한다. 재목은 건축, 가구재 따위에 쓰고 정원수로 재배한다.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며, ‘과송(果松)ㆍ백목(柏木)ㆍ백자목ㆍ송자송ㆍ오렵송ㆍ오립송ㆍ오엽송ㆍ유송(油松)ㆍ해송(海松)’이라고도 한다.

‘자꼬’의 ‘자꾸’는 부사이며, ‘여러 번 반복하거나 끊임없이 계속하여’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사레가 들렸는지 자꾸 기침을 한다. 형의 몸무게는 자꾸 늘어 간다. 땀이 자꾸 흘러내려서 아무것도 분명히 볼 수 없었던 것이다.≪김동리, 사반의 십자가≫’ 등이 있다.

‘가까히’의 ‘가까이’는 ‘한 지점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상태로.’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이쪽으로 가까이 오너라./그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가까이<갓가이<갓가<석상>←갓-+-이’이다.

‘갑갑하다’는 ‘좁고 닫힌 공간 속에 있어 꽉 막힌 느낌이 있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전철에 사람이 많아서 갑갑하다. 하루 종일 좁은 방에만 있으려니 갑갑하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갑갑하다<다<언두>←+-’이다.

‘쉬파람’의 ‘휘파람’은 ‘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혀끝으로 입김을 불어서 맑게 내는 소리.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찻집은 오래된 서부 영화 주제곡의 경쾌한 휘파람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 그리고 함부로 뿜어 대는 담배 연기와 내 우울로 꽉 차 있다.≪이문열, 이 황량한 역에서≫ 후경 언니의 무안을 포옹해 주듯 다시 박수와 환성을 뚫고 휘파람까지 곁들였다.≪김원일, 어둠의 축제≫’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휘파람<↼람<구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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