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정지용

 

바람 속에 장미(薔薇)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에 별과 바다가 씻기우고

푸른 뫼ㅅ부리와 나래가 솟다.

바람은 음악(音樂)의 호수(湖水).

바람은 좋은 알리움!

오롯한 사랑과 진리(眞理)가 바람에 옥좌(玉座)를 고이고

커다란 하나와 영원(永遠)이 펴고 날다.

경남 거창군 남하면 무릉리 들녘에 핀 빨간 장미꽃 사이로 농부가 모내기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장미’는 ‘장미과 장미속의 관목’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높이는 2~3미터이며, 잎은 어긋나고 깃 모양이다. 5~6월에 담홍색, 담자색, 흰색 따위의 꽃이 핀다. 개량 품종이 많은 관상 꽃나무이다. 북반구의 온대와 아한대에 주로 분포한다.

‘깃들다’는 ‘아늑하게 서려 들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거리에는 어느새 황혼이 깃들었다. 꽃이 피어 화단에 봄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마을에 살며시 깃드는 달큼한 향기가 그리웠다.≪박목월, 구름의 서정≫’ 등이 있다.

‘씻기우고’의 ‘씻기다’는 ‘씻다’의 피동사이다. 예문으로는 ‘편지가 비에 씻겨 읽을 수가 없다. 모래 위에 새겨 놓은 글자가 파도에 씻겨 지워졌다. 차창 밖에서 바라본 신애는 비바람에 씻긴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한수산, 유민≫’ 등이 있다.

‘묏부리’의 ‘멧부리’는 ‘산등성이나 산봉우리의 가장 높은 꼭대기.’를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뾰족뾰족한 멧부리들은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롭게 솟아 있었다.’가 있다. 변천 과정은 ‘멧부리<묏부리<영가>/묏부우리<남명>←묗+-ㅅ+부우리’이다.

‘오롯한’의 ‘오롯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부모님의 오롯한 사랑. 반환 지점에 도달했을 때에야 시야가 점차 분명해지면서 흐릿한 새벽길이 오롯하게 떠오르고 있었다.≪김원우, 짐승의 시간≫’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오롯하다<오록다<신합>←오-+-옥+-’이다.

‘옥좌’는 ‘임금이 앉는 자리. 또는 임금의 지위.’를 말하며, ‘보좌(寶座)ㆍ보탑(寶榻).’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백성의 신망을 잃은 왕은 결국 옥좌에서 쫓겨났다. 시중 금지는 문득 반열에서 나와 옥좌 앞에 부복하였다.≪현진건, 무영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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