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計를 죽임

 

한밤에 벽시계(壁時計)는 불길(不吉)한 탁목조(啄木鳥)!

나의 뇌수(腦髓)를 미신바늘처럼 쫏다.

일어나 쫑알거리는 「시간(時間)」을 비틀어 죽이다./잔인(殘忍)한 손아귀에 감기는 간열띤 목아지여!

1999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뉴질랜드를 공식 방문했을 때 한국전참전용사회 테리 새뮤얼 회장으로부터 받은 '카우리로 만든 벽시계'/ 사진출저 뉴시스

‘한밤’은 ‘한밤중(--中)’이며, ‘반소(半宵)ㆍ반야(半夜)ㆍ야반삼경ㆍ야밤삼경ㆍ야밤중ㆍ오밤중ㆍ중소(中宵)ㆍ중야(中夜)ㆍ한밤.’이라고도 한다.

‘탁목조(啄木鳥)’는 ‘딱따구리’이다. ‘딱따구리’는 ‘딱따구릿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삼림에 살며 날카롭고 단단한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내어 그 속의 벌레를 잡아먹는다. 까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크낙새 따위가 있다.

‘미신’은 ‘미싱(<일>mishin)’이며, ‘재봉틀’이다. ‘재봉틀(裁縫-)’은 ‘바느질을 하는 기계.’를 말하며, ‘바느질틀ㆍ재봉기ㆍ틀.’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어머니는 재봉틀로 옷을 지어 주신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엄마의 바느질거리도 깨끼나 적삼으로 바뀌어 필히 재봉틀이 있어야 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이 있다.

‘쫑알거리는’의 ‘쫑알거리다’는 ‘주로 여자나 아이들이 남이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자꾸 하다.’의 의미이다. ‘종알거리다’보다 센 느낌을 준다. 예문으로는 ‘그의 딸 만화는 어느덧 말을 쫑알거리기 시작했다.≪문순태, 피아골≫ 그런 말을 쫑알거리는 여편네는 평생 동안 제 남편한테 의심을 면하고 살 수가 없게 된다.≪한승원, 굴≫’ 등이 있다.

‘간열띤’의 ‘간열(肝熱)’은 ‘간에 열사(熱邪)가 있거나 기울(氣鬱)이 되어서 생기는 병’을 말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옆구리가 아프며 입이 쓰고 마르며 손발이 달아오르고 오줌 색이 붉어진다.

‘목아지’의 ‘모가지’는 ‘목’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아이는 아낙의 등에 배를 붙이면서 모가지를 단단히 붙잡았다.≪김성동, 잔월≫ 닭 모가지를 비틀거나 돼지 멱을 따는 것을 끔찍스러워했고 욕심이 없고 인정스러워 아이들과 다툼질하는 일도 별로 없었다.≪조정래, 태백산맥≫’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모가지<←목+-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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