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

        정지용

 

동해(東海)는 푸른 삽화(揷畵)처럼 옴직 않고

누뤼 알이 참벌처럼 옴겨 간다.

 

연정(戀情)은 그림자 마자 벗쟈

산드랗게 얼어라! 귀뜨람이 처럼.

 

소백산 등산객이 비로봉 정상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있다.

‘삽화’는 ‘서적ㆍ신문ㆍ잡지 따위에서, 내용을 보충하거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넣는 그림. 넓은 뜻으로는 서적이나 잡지의 표지, 컷(cut), 광고 미술 따위’도 포함하며, ‘삽도(揷圖).’라고도 한다.

‘옴직’의 ‘움직이다’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바뀌다. 또는 다른 상태가 되게 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본이 세계를 움직이는 사회.’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움직이다<움즈기다<월석>←움즉+-이-’이다.

‘누뤼’의 ‘우박(雨雹)’은 ‘큰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를 말한다. 크기는 지름 5mm쯤 되며, 주로 적란운에서 내리며, ‘누리ㆍ백우(白雨)’라고도 한다.

‘마자’의 ‘마저’는 ‘남김없이 모두.’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컵에 물을 마저 따르다. 식은 차를 마저 마시다. 하던 일이나 마저 끝내라.’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마저<<석상>’이다.

*‘마저’는 체언 뒤에 붙어, ‘이미 어떤 것이 포함되고 그 위에 더함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하나 남은 마지막임을 나타낸다. 예문으로는 ‘막내마저 출가를 시키니 허전하다. 노인과 어린이들마저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 등이 있다.

‘산드랗게’는 ‘갑자기 찬 느낌이 들게’의 의미이다.

‘귀뜨람이’의 ‘귀뚜라미’는 ‘귀뚜라밋과의 곤충’이다. 몸은 진한 갈색에 복잡한 얼룩점이 있으며 8~10월에 나타나 풀밭이나 뜰 안에 살면서 수컷이 가을을 알리듯이 운다.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며, ‘귀뚜리ㆍ실솔(蟋蟀)ㆍ청렬(蜻蛚)ㆍ촉직.’이라고도 한다.

‘처럼’은 체언 뒤에 붙어, ‘모양이 서로 비슷하거나 같음’을 나타내는 격 조사이다. 예문으로는 ‘아이처럼 순진하다. 새처럼 날고 싶다. 부끄러움을 못 견디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었다가, 다시 누가 보지나 아니하였나 하고 사면을 돌아보았다.≪나도향, 어머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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