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2

정지용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렸다.

꼬리가 어루 잡히지 않었다.

힌 발톱에 찢긴 산호(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남해군 이동면 인근에서 바라본 남해바다가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사진 뉴시스

‘뿔뿔이’는 부사이며, ‘제각기 따로따로 흩어지는 모양.’을 말한다. 예문으로는 ‘같이 있던 자들이 모두 뿔뿔이 노비로 팔려 가고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남았었다.≪유현종, 들불≫ 술병들과 빵 꾸러미를 지킬 녀석 한 놈만 남겨 두고 우리는 뿔뿔이 헤어져서 논을 포위하였다.≪김승옥, 다산성≫’ 등이 있다.

‘달어날랴고’의 ‘달아나다’는 ‘빨리 내닫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우리 앞에 가던 차는 큰길 쪽으로 벌써 저만치 달아났다.’가 있다. 변천 과정은 ‘달아나다<라나다<월석>←-+-아+나-’이다.

‘도마뱀’은 ‘도마뱀과의 하나’이다. 몸의 길이는 8cm, 꼬리의 길이는 4cm 정도이며, 누런 갈색이고 눈과 다리를 거쳐 꼬리에 이르는 어두운 갈색 띠가 있다. 온몸이 비늘로 덮이고 짧은 네발이 있으며 몸 중앙에는 많은 비늘줄이 있다. 긴 꼬리는 위험을 당하면 저절로 끊어졌다가 새로 난다.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산룡자ㆍ석룡자(石龍子)ㆍ석척(蜥蜴)ㆍ용자(龍子)ㆍ천룡(泉龍).’이라고도 한다.

‘재재발렀다’의 ‘재재바르다’는 ‘재잘재잘 수다스러워 어수선하면서도 즐겁고 유쾌한 느낌이 있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김광진 씨는 숟가락으로…엎어져 있는 바가지를 동당동당 두드려 가면서 재재바르게 푸념을 하여 댔다.≪한승원, 해변의 길손≫’가 있다.

‘않었다’의 ‘않다’는 동사 뒤에서 ‘-지 않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산호’는 ‘자포동물문 산호충강의 산호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깊이 100~300미터의 바다 밑에 많은 산호충이 모여 높이 50cm 정도의 나뭇가지 모양의 군체를 이룬다. 개체가 죽으면 골격만 남는다. 골격은 바깥쪽은 무르고 속은 단단한 석회질로 되어 있어 속을 가공하여 장식물을 만드는데, 예로부터 칠보의 하나로 여겨 왔다. 가지산호류, 돌산호류, 뿔산호류 따위가 있으며 따뜻한 해류가 지나는 바다에 널리 분포한다.

‘생채기’는 ‘손톱 따위로 할퀴이거나 긁히어서 생긴 작은 상처.’를 말한다. 예문으로는 ‘손톱으로 할퀴어서 얼굴에 생채기를 냈다. 이리저리 찢겨서 붉은 피가 생채기마다 흘러나오고 있었다.≪최인호, 지구인≫’ 등이 있다.

‘가까스루’의 ‘가까스로’는 ‘애를 써서 매우 힘들게. 겨우 빠듯하게.’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그에게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해 주었다. 주만은 어머니의 상심하시는 것이 민망스럽고 죄송스러워서 가까스로 꿀꺽꿀꺽 울음을 삼키고 제 처소로 돌아왔다.≪현진건, 무영탑≫’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가까스로<갓가스로<갓가로<석상>’이다.

‘부치고’의 ‘부치다’는 ‘마음이나 정 따위를 다른 것에 의지하여 대신 나타내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논개는 길게 한숨을 뿜은 뒤에 진주 망한 한을 시에 부쳐 바람에 날린다.≪박종화, 임진왜란≫’가 있다. 변천 과정은 ‘부치다<브티다<두시-초>←븥-+-이-’이다.

‘변죽’은 ‘그릇이나 세간, 과녁 따위의 가장자리’를 말한다. 예문으로는 ‘화살이 과녁의 변죽을 꿰뚫다. 그는 젓가락으로 상의 변죽을 두드리며 흥을 돋우었다.’ 등이 있다.

‘시쳤다’의 ‘씻다’는 ‘물이나 휴지 따위로 때나 더러운 것을 없게 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소독약으로 상처를 씻어야 덧나지 않는다. 쏟아지는 빗물을 받아 손에 묻은 흙물을 씻어 내렸다.≪최인호, 지구인≫’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씻다<싯다<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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