汽車

                   정지용

할머니 무엇이 그리 슬어 우십나?
울며 울며 鹿兒島로 간다.

해여진 왜포 수건에 눈물이 함촉,
영! 눈에 어른거려 기대도 기대도
내 잠못들겠소.

내도 이가 아퍼서 故鄕 찾어 가오.

배추꽃 노란 四月바람을 汽車는 간다고
악 물며 악물며 달린다.

전북 군산시 한 철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슬어’의 ‘슬프다’는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아이는 야단맞은 게 서럽고 슬픈지 소리 내어 울었다. 영애 어머니는 영애를 붙들고 울지 말라고 만류하면서 자기는 더욱 슬프게 울었다.≪한용운, 흑풍≫ 연이는 성우 선생이 자기의 그처럼 크고 절박한 슬픔을 몰라주는 것이 또한 슬펐다.≪최정희, 천맥≫’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슬프다<슬프다<석상>←슳-+-브-’이다.

‘녹아도=가고시마(Kagoshima[鹿兒島])’는 일본 규슈(九州) 남단에 있는 도시이다. 교통의 요지이며 사적이 많고, 가고시마 현의 현청 소재지이다.

‘왜포(倭布)’는 ‘무명실로 서양목처럼 너비가 넓게 짠 베’를 말하며, ‘광목(廣木)’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청년은 라면 상자 속에서 광목과 한지에 싼 모친의 화장한 유골을 꺼냈다.≪황석영, 북망, 멀고도 고적한 곳≫ 왜상(倭商)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르겠지만 무명보다 값이 싸고 그 외양 또한…맵시가 나는 광목을 필로 쏟아 낸다.≪유현종, 들불≫’ 등이 있다.

‘어른거려’의 ‘어른거리다’는 ‘무엇이 보이다 말다 하다.’의 뜻이다. 예문으로는 ‘어둠 속에 드높이 서 있는 천막이 바라보이고, 숙소에서 흘러나온 불빛이 눈앞에 어른거렸을 때 석이네는 걸음을 빨리했다.≪한수산, 부초≫ 조금 전까지 사복을 입은 형사들과 파출소 순경이 어른거리더니 인제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오상원, 잊어버린 에피소드≫’ 등이 있다.

‘아퍼서’의 ‘아프다’는 ‘몸의 어느 부분이 다치거나 맞거나 자극을 받아 괴로움을 느끼다.’는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아프다<아다<알다<석상>←앓-+--’이다.

한글 맞춤법 제16항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에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로 적는다.
1. ‘-아’로 적는 경우는 ‘-아’로 적는다. 예를 들면, ‘나아/나아도/나아서, 돌아/돌아도/돌아서, 보아/보아도/보아서’ 등이 있다.
‘나다’는 ‘신체 표면이나 땅 위에 솟아나다’, ‘길, 통로, 창문 따위가 생기다’, ‘어떤 사물에 구멍, 자국 따위의 형체 변화가 생기거나 작용에 이상이 일어나다’, ‘신문, 잡지 따위에 어떤 내용이 실리다’ 등의 뜻이다. ‘돌다’는 ‘물체가 일정한 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차례로 거쳐 가며 전전하다’, ‘기능이나 체제가 제대로 작용하다’, ‘돈이나 물자 따위가 유통되다’ 등의 의미이다. ‘보다’는 ‘눈으로 대상의 존재나 형태적 특징을 알다’, ‘눈으로 대상을 즐기거나 감상하다’, ‘책이나 신문 따위를 읽다’ 등의 뜻이다.

‘찾어∨가오’의 ‘찾아가다’는 ‘볼일을 보거나 특정한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그와 관련된 곳으로 가다.’의 의미이다. 변천 과정은 ‘찾아가다<자가다<월곡>←-+-아+가-’이다. ‘-오’는 ‘이다’, ‘아니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하오할 자리에 쓰여, 설명ㆍ의문ㆍ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이다.

‘배추’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길이가 30∼50cm이며, 잎이 여러 겹으로 포개져 자라는데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으로 속은 누런 흰색이고 겉은 녹색이다. 봄에 십자 모양의 노란 꽃이 총상(總狀) 화서로 핀다. 잎ㆍ줄기ㆍ뿌리를 모두 식용하며,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백채ㆍ숭채’라고도 한다.

‘악물며’의 ‘악물다’는 ‘단단히 결심하거나 무엇을 참아 견딜 때에 힘주어 이를 꼭 마주 물다.’의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억쇠는 속에서 불이 나올 것 같은 입을 악물고 걸었다.≪이태준, 농토≫ 몸의 경련을 막기 위해 나뭇조각이나 담요를 악무는 묘사가 있는데, 정확하다.≪이병주, 행복어 사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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