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업단지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국가산업단지(산단) 인근 주민들이 산단에서 배출한 유해물질로 인한, 이른바 '산단병'에 의해 사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산단 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종합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산단이 위치한 도시의 경우 연간 2만3천129명이 사망하는데 이중 1천861명은 산단에서 나온 유해물질로 인해 사망한다고 분석했다.
사망자 중 약 8%의 초과 사망자가 산단 유해물질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단 주변의 사망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국 평균을 1이라고 볼 때, 포항(1.37배), 여수(1.22배), 울산(1.18배), 청주(1.16배), 대산(1.08배), 광양(1.08배) 등 6곳의 사망비가 높았다.
또 산단이 위치하는 도시는 건강피해로 인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도 더 높았다.
산단이 위치한 지역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연간 1천453억원(11.7%)의 진료비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환별로는 호흡기계가 7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심혈관계 552억원, 피부질환 119억원 순이다.
산단지역은 공해배출도 유난히 많았다.
울산의 경우 납과 벤젠이 배출량이, 시화∙반월의 경우 납이, 청주∙대산∙광양∙여수의 경우 스티렌이, 포항의 경우 니켈∙망간∙크롬의 배출량이 전국 평균 보다 높았다.
이들 공해물질은 고혈압, 당뇨, 암, 악성 종양, 기관지 천식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득 의원은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에 산단병이 존재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국가 산단 지역의 주민∙노동자들과 함께 지역사회의 환경보건 문제를 공유하고, 이를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