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

           정지용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지르고 간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 이다.

경남 남해군 남해읍 인근 들녘에는 박각시나방 한 마리가 노란 해바라기 주변을 날아다니며 꿀을 따고 있다. / 사진 출처 = 뉴시스.


‘시약시’의 ‘색시’는 ‘새색시’와 같은 의미이다. 예문으로는 ‘갓 시집온 색시를 보려고 동네 아낙들이 수선댄다. 우리 동네는 새색시가 오면 놀려대곤 하였다.’ 등이 있다. 변천 과정은 ‘새색시<새악시<새각시<박언>←새+각시’이다.

‘부끄러워’의 ‘부끄럽다’는 ‘일을 잘 못하거나 양심에 거리끼어 볼 낯이 없거나 매우 떳떳하지 못하다. 스스러움을 느끼어 매우 수줍다.’의 뜻이다. 변천 과정은 ‘부끄럽다<붓그럽다<내훈>←붓그리-+--’이다.

‘가만히’는 ‘움직임 따위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은은하게.’의 의미이다.

한글 맞춤법 제51항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변천 과정은 ‘가만히<↼마니<석상> [←만+-이]/니<석상> [←+-이]’이다.

1. ‘이’로만 나는 것은 ‘가붓이, 깨끗이, 나붓이, 느긋이, 둥긋이, 따뜻이, 반듯이, 버젓이, 산뜻이, 의젓이, 가까이, 고이, 날카로이, 대수로이, 번거로이, 많이, 적이, 헛되이, 겹겹이, 번번이, 일일이, 집집이, 틈틈이’ 등이 있다.

‘가붓이’는 ‘조금 가벼운 듯하게’의 뜻이다. ‘나붓이’는 ‘조금 나부죽하게’의 뜻이다. ‘나부죽하다’는 ‘작은 것이 좀 넓고 평평한 듯하다.’는 뜻이다. ‘둥긋이’는 ‘둥근 듯하게’의 뜻이다. ‘적이’는 ‘꽤 어지간한 정도로’의 뜻이다.

‘이’로만 나는 것으로 규정한 것은 아래와 같이 적는다.

① 첩어 또는 준첩어인 명사 뒤에 결합하는 것(간간이, 겹겹이, 곳곳이, 길길이, 나날이, 다달이, 땀땀이)
② ‘ㅅ’받침 뒤에 결합하는 것(기웃이, 나긋나긋이, 번듯이, 지긋이)
③ ‘ㅂ’불규칙 용언의 어간 뒤에 결합하는 것(가벼이, 괴로이, 너그러이, 즐거이)
④ ‘-하다’가 붙지 않는 용언 어간 뒤(같이, 굳이, 많이, 실없이)
⑤ 부사 뒤(더욱이, 생긋이, 오뚝이, 일찍이)

2. ‘히’로만 나는 것은 ‘극히, 급히, 딱히, 속히, 작히, 족히, 엄격히, 정확히’ 등이 있다.

‘-하다’가 붙는 어근(단 ‘ㅅ’받침 제외)(극히, 급히, 딱히, 족히, 엄격히, 급급히, 꼼꼼히, 나른히, 고요히, 공평히)

‘-하다’가 붙는 어근에 ‘-히’가 결합하여 된 부사가 줄어진 형태(익숙히→익히, 특별히→특히)

‘극히’는 ‘더할 수 없는 정도로’라는 뜻이다. ‘딱히’는 ‘정확하게 꼭 집어서’라는 뜻이다. ‘작히’는 ‘어찌 조금만큼만’, ‘얼마나’의 뜻으로 희망이나 추측을 나타내는 말이다. ‘족히’는 ‘모자람이 없다고 여겨 더 바라는 바가 없이’라는 뜻이다.

‘사철나무’는 ‘노박덩굴과의 상록 관목’이다. 높이는 2~3미터이며,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으로 두껍고 반들반들하다. 6~7월에 백록색의 잔꽃이 잎겨드랑이에 취산(聚繖) 화서로 피고 열매는 둥글둥글한 삭과(蒴果)로 10월에 엷은 붉은색으로 익는다. 나무껍질은 약으로 쓰고 정원수나 울타리 따위로 재배한다. 해안(海岸)의 산기슭에 나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겨우살이나무ㆍ동청(冬靑)ㆍ동청목(冬靑木)ㆍ들축나무.’라고도 한다.

‘청개고리’의 ‘청개구리’는 ‘청개구릿과의 하나’이다. 몸의 길이는 2.5~4cm로 작으며, 등은 회색 또는 녹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흩어져 있고 배는 흰색 또는 연한 황색인데 주위 환경에 따라 몸의 색깔이 변한다. 발가락 끝에 빨판이 있고 수컷은 턱 밑에 울음주머니가 있으며 산란기나 습도가 높은 날이면 운다. 한국, 일본, 아시아 중부, 유럽, 북아프리카 등지에 널리 분포하고, ‘경마(驚蟆)ㆍ우와(雨蛙)ㆍ청와(靑蛙)ㆍ하마(蝦蟆)’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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