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

            정지용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경남 남해군 남해읍 인근 들녘에는 호박벌 한 마리가 노란 해바라기 주변을 날아다니며 꿀을 따고 있다. / 사진 출처=뉴시스.


‘모롱이’는 ‘산모퉁이의 휘어 둘린 곳.’을 의미한다. 예문으로는 ‘팔기는 대밭 모롱이를 돌아 황톳길을 총총히 올라간다.≪김춘복, 쌈짓골≫. 사내도 이젠 거의 마지막 산굽이를 돌아들고 있었다. 선학동 쪽으로 길을 넘어설 돌 고개 모롱이가 눈앞에 있었다.≪이청준, 선학동 나그네≫’ 등이 있다.

‘참새’는 ‘참샛과의 새’이다. 몸은 다갈색이고 부리는 검으며 배는 잿빛을 띤 백색이다. 가을에는 농작물을 해치나 여름에는 해충을 잡아먹는 텃새이다. 인가 근처에 사는데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하며, ‘빈작(賓雀)ㆍ새ㆍ와작(瓦雀)ㆍ의인작(依人雀)ㆍ황작(黃雀)’이라고도 한다.

‘해바라기’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높이는 2미터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 모양인데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8~9월에 노란색의 큰 두상화(頭狀花)가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를 맺는다. 씨는 기름을 짜서 등유로 쓰거나 식용하고 줄기 속은 이뇨, 진해, 지혈에 약재로 쓴다. 관상용이고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세계 각지에 분포하며, ‘규곽ㆍ규화ㆍ향일화’라고도 한다.

‘바둑이’는 ‘털에 검은 점과 흰 점이 바둑무늬 모양으로 뒤섞여 있는 개. 또는 그런 개의 이름.’을 일컫는다. 예문으로는 ‘잠이 들어 있는 다섯 마리 강아지 속에는 틀림없는 누렁이가, 검둥이가, 바둑이가 섞여 있는 게 아닌가.≪황순원, 목넘이 마을의 개≫’가 있다.

‘괭이’는 ‘고양잇과의 하나’이다. 원래 아프리카의 리비아살쾡이를 길들인 것으로, 턱과 송곳니가 특히 발달해서 육식을 주로 한다. 발톱은 자유롭게 감추거나 드러낼 수 있으며, 눈은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다. 애완동물로도 육종하여 여러 품종이 있다. 변천 과정은 ‘고양이<←괴 [<괴<능엄> ]+-앙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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