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저쪽

              정지용

산넘어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뻐꾹이 영우에서
한나잘 울음 운다.

산넘어 저쪽 에는
누가 사나?

철나무 치는 소리만
서로 맞어 쩌 르 렁!

산넘어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늘 오던 바늘장수도
이봄 들며 아니 뵈네.

서울 상암동 난지천 개울가 버드나무에 뻐꾸기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아 울고 있다. / 사진출처= 뉴시스.

‘뻐꾹이’의 ‘뻐꾸기’는 ‘두견과의 새’이고, 두견과 비슷한데 훨씬 커서 몸의 길이는 33cm, 편 날개의 길이는 20~22cm이며, 등 쪽과 멱은 잿빛을 띤 청색, 배 쪽은 흰 바탕에 어두운 적색의 촘촘한 가로줄 무늬가 있다. 때까치, 지빠귀 따위의 둥지에 알을 낳아 까게 한다. 초여름에 남쪽에서 날아오는 여름새로 ‘뻐꾹뻐꾹’ 하고 구슬프게 운다. 산이나 숲 속에 사는데 유럽과 아시아 전 지역에 걸쳐 아열대에서 북극까지 번식하고 겨울에는 아프리카 남부와 동남아시아로 남하하여 겨울을 보내며, ‘곽공, 길국, 뻐꾹새, 시구(鳲鳩), 포곡(布穀), 포곡조, 획곡’이라고도 한다.

한글 맞춤법 제19항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다만, 어간(語幹)에 ‘-이’나 ‘-음’이 붙어서 명사로 바뀐 것이라도 그 어간의 뜻과 멀어진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예를 들면, ‘굽도리, 다리[髢], 목거리[목病], 코끼리, 거름[肥料], 고름[膿]’ 등이 있다.

‘굽도리’는 ‘방 안 벽의 밑부분’을 일컫는다. 변천 과정은 ‘굽도리←굽-+돌-+-이’이다. ‘다리[髢]’는 ‘예전에, 여자들의 머리숱이 많아 보이라고 덧넣었던 딴머리’를 말하며, ‘월내(月乃), 월자(月子)’라고도 하였다. 변천 과정은 ‘다리<<외<훈몽>’이다. ‘목거리’는 ‘목이 붓고 아픈 병’을 뜻한다. 변천 과정은 ‘목거리←목+걸-+-이’이다. ‘거름’은 ‘식물이 잘 자라도록 땅을 기름지게 하기 위하여 주는 물질’이며, 똥, 오줌, 썩은 동식물, 광물질 따위를 말한다.

‘한나잘’의 ‘한나절’은 ‘하룻낮의 반(半).’을 말하며, ‘반나절ㆍ반날ㆍ반오(半午)ㆍ반일(半日).’이라고도 한다. 예문으로는 ‘거기에까지 가는 데만 한나절은 걸린다. 이른 새벽부터 싣기 시작하여 한나절 무렵에야 겨우 끝마칠 수가 있었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등이 있다.

‘저쪽∨에는’은 ‘저쪽에는’으로 붙여 써야 한다. ‘에는’은 ‘앞말이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조사이다. 격 조사 ‘에’에 보조사 ‘는’이 결합한 말이다. 예문으로는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눈썰매장을 갈 계획이다.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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